브라질 대학-프랑스 연구소 공동조사…"방역지침 무시해 피해 확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도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더 많이 나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학(UFRJ)은 프랑스 개발조사연구소(IRD)와 진행한 공동연구 결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선호도와 코로나19 피해 간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전국 5천570개 도시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현황을 지난 2018년 대선 1차 투표 결과와 교차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연구는 북동부 사우바도르시와 남동부 리우데자네이루시를 비교했다. 2018년 대선 1차 투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득표율은 사우바도르 28%, 리우데자네이루 58%였다.
지난 8월 11일을 기준으로 사우바도르의 확진자는 6만2천569명, 사망자는 2천3명이었다. 사우바도르가 리우데자네이루였다면 확진자는 1만375명, 사망자는 237명 많았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두고 연구원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도시에서 코로나19가 더 큰 피해를 내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다소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언행이 지지자들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지 않도록 만들었고, 그 결과 이들 도시가 더 큰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고 연구원들은 설명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를 '가벼운 독감'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사회적 격리와 경제 봉쇄를 강력하게 비난하는 등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부인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한 채 지지자들과 악수·포옹하고 사진을 찍는 등 방역과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이면서 보건 전문가들의 우려를 샀다.
최근에는 확진자가 500만명, 사망자가 15만명을 넘은 뒤에도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는 65세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가벼운 독감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7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관저 격리에 들어갔다가 네 번째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 20여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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