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특사 "동결 동의하면 뉴스타트 연장 용의"…러 차관 "받아들일수 없는 제안"
미 특사 "중국 중거리미사일 억지 위해 한국 등 동맹과 협의할 것"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마셜 빌링슬리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 대통령 특사는 13일(현지시간) '신 전략무기 감축 협정'(New START·뉴 스타트)의 연장에 대해 러시아와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미국이 수용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하는 등 양측 간 기싸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AFP통신과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빌링슬리 특사는 이날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우리는 사실 러시아가 핵무기에 관한 제약, 동결에 동의한다면 일정 기간 뉴스타트 협정을 연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양국 정부의 최고위급 수준에서 원칙적인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은 내일이라도 합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뒤 "러시아가 그렇게 할 정치적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뉴스타트는 1991년 7월 미국과 옛 소련이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스타트)의 명맥을 이은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인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의 핵탄두 수를 각각 1천550기로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내년 2월 만료되는 뉴스타트는 양국이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 한 5년간 추가 연장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까지 포함한 새 협정을 요구하면서 뉴스타트 폐기 엄포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빌링슬리 특사는 "러시아와 합의하는 모든 것은 틀이 짜여야 한다"며 "중국이 마침내 협상 테이블에 나올 때 이 합의를 중국에까지 확대할 수 있는 방식으로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중국의 참여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AFP는 빌링슬리 특사의 이날 발언에 대해 미국이 중국의 협정 참여를 고집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미 대선이 3주 남은 상황에서 현재 상태로 협정을 유지할 용의가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러시아가 미국의 요구대로 응할지도 미지수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빌링슬리 특사의 대담 발언이 나온 후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고 반응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는 핵탄두 수를 동결하는 합의 선에서 협정을 연장하자는 미국과 달리 미사일, 폭격기, 잠수함 등 발사 플랫폼에 관한 제한을 넣는 것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협상 대표인 빌링슬리 특사와 랴브코프 차관은 지난 6월과 8월에 이어 지난 5일에도 핀란드 헬싱키에서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빌링슬리 특사는 당시에도 중요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말했지만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을 향해 '일방적 핵폐기주의'를 진행한다고 비난하면서 뉴스타트가 폐기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빌링슬리 특사는 이날 중국의 중거리미사일 개발 등에 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를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한국 등 동맹들과 계속 협의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지난달 말 군축·비확산체제 논의를 위해 한국과 일본을 방문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중국의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 탄도미사일 모두에 대해 큰 우려가 있다며 아시아 동맹들이 중국의 공격성을 억제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꽤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과 도코에서 매우 좋은 회의를 했다", "이것은 우리가 계속 논의하려는 분야"라며 "우리가 미사일 방어와 중거리미사일 억지시스템 능력을 써내려 가면서 이들 나라, 그리고 다른 나라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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