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제(菅製) 가격인하' 풍자…NHK 수신료 인하도 요구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취임 첫날부터 휴대전화 요금 인하를 압박한 가운데 현지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소프트뱅크가 저가 요금제 출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아사히(朝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모바일 데이터 통신을 많이 쓰는 소비자를 겨냥한 월 5천엔(약 5만4천원, 세금 제외) 미만의 새로운 요금제 출시를 검토 중이다.
한 달에 50GB(기가바이트) 정도의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는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월 이용료가 7천480엔(약 8만1천원) 정도인데 이보다 데이터 용량을 줄이고 금액을 낮춘 요금제를 새로 내놓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월 20GB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 일본의 휴대전화 요금이 타국보다 비싸다고 지적한 점을 고려한 대응으로 보인다.
NTT도코모와 KDDI 등 나머지 2개 주요 이동통신사도 휴대전화 요금을 낮추라는 스가 정권의 요구에 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소프트뱅크가 새 요금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스가제(菅製) 가격인하'가 시작된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주도해서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 '관제'(官製)에서 벼슬 관(官)을 모양이 비슷하고 스가 총리의 성을 표기하는 글자인 골풀 관(菅)으로 바꿔 풍자한 셈이다.
닛케이는 스가 정권이 발족하면서 일본 정부가 요금 인하를 요청했고 그런 요구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며 "이달 내에 가격 인하를 위해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는 주요 이동통신사 간부의 발언을 함께 전했다.
스가는 관방장관 재직시절부터 휴대전화 요금 인하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올해 4월 라쿠텐(樂天)이 저가 요금제를 표방하며 휴대전화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시장 점유율이 현저히 낮고 통신 품질도 떨어져 3사의 과점 구도를 크게 바꾸지 못했다.
스가 정권은 NHK 수신료 인하도 압박하고 있다.
전파·방송 정책을 담당하는 다케다 료타(武田良太) 일본 총무상은 14일 보도된 산케이(産經)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에다 데루노부(前田晃伸) NHK 회장과 모리시타 슌조(森下俊三)NHK 경영위원회 위원장에게 수신료 인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 속에 가계 부담을 생각했을 때 요금을 조금이라고 억제하도록 NHK 스스로 경영 노력으로 국민의 기대에 응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NHK는 다케다 총무상의 요청에 대해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 우리가 어떤 기업 개혁이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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