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한 결혼식에서 신랑 지참금 1천만 루피아(80만원)를 신부에게 전자머니로 지불하는 동영상이 SNS에 퍼져 눈길을 끌었다.
14일 수라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1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결혼식을 촬영한 동영상을 신랑·신부 친구가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신랑 인산 삼수딘은 신부 린다 노비안티에게 '고페이'(Gopay) 전자머니 1천만 루피아를 지참금으로 주고 결혼한다고 큰 목소리로 혼인 서약을 했다.
신부는 이후 스마트폰 '고젝'(Gojek) 앱을 통해 1천만 루피아가 송금됐음을 확인했다.
인도네시아 첫 데카콘 기업인 고젝은 오토바이·승용차 승차공유 플랫폼으로 출발해 지금은 음식배달, 택배, 온라인쇼핑까지 사업을 확장했고, 고페이 전자머니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자카르타에서는 양대 디지털 경제 플랫폼인 고젝과 그랩(Grab) 전자지갑을 충전해두면 택시, 마트, 식당 이용 등 현금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신랑 지참금도 디지털 지참금으로 진화했다"며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이슬람 신자들이 결혼할 때는 신랑이 다우리(dowry) 또는 마흐르(Mahr)라는 지참금을 현금, 예물 등으로 지불한다.
반면, 힌두교 신자가 다수인 인도는 신부가 신랑 측에 지참금을 주는 풍습이 있다.
인도네시아의 신랑 지참금은 경제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단돈 1천 루피아(80원)만 성의 표시로 주거나 슬리퍼 한 쌍, 얼음 음료수를 지참금으로 건네기도 한다.
작년 1월 30일 신랑이 신부에게 쩬돌(cendol)이라는 얼음 음료수와 10만 루피아(8천원)를 결혼식에서 지참금으로 주는 동영상이 화제가 됐다.
신부 치시는 "쩬돌을 다우리로 달라고 내가 먼저 말했다"며 "신랑을 처음 만났을때 그는 학생이었지만, 쩬돌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나는 신랑을 존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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