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아르메니아 휴전 준수 중요성, 정치적 해결 지지 입장 확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무력 분쟁이 지난주 휴전 합의에도 또다시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터키 정상이 14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하고 휴전 유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언론보도문을 통해 "터키 측의 요청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간 전화통화가 이루어졌다"면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분쟁 상황이 상세히 논의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측은 모두 지난 10일 모스크바에서 합의된 인도주의적 휴전 준수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면서 또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민스크 그룹의 구상에 기초한 정치적 해결 방안 활성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992년 결성된 OSCE의 민스크 그룹은 미국·러시아·프랑스가 공동 의장을 맡고 있으며, 독일·이탈리아·터키 등이 일반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크렘린궁은 이어 "푸틴 대통령은 중동 지역 전투원들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중동 지역 전투원들이란 시리아와 리비아 등에서 아제르바이잔으로 파견된 것으로 알려진 친터키계 전투원들을 일컫는 것으로 해석된다.
터키는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에서 인종적·종교적으로 가까운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통화에선 또 "조속한 유혈 중단과 나고르노-카라바흐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의 이행을 위한 단합된 노력의 절박한 필요성이 강조됐으며, 터키가 OSCE 민스크 그룹 일원으로서 갈등 해소에 건설적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가 표명됐다"고 크렘린궁은 설명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지난달 27일부터 18일 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교전 중이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의 일원이던 시절 아제르바이잔에 속했던 영토로,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다.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세운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를 하는 분쟁지역으로,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명칭을 바꿨다.
양측은 지난 10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의 중재로 포로 교환과 시신 수습 등을 위한 인도주의적 휴전에 합의했지만, 그 직후부터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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