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오보에 연주시 공기 감염병 전파 가능성 높아"

입력 2020-10-15 11:26   수정 2020-10-15 11:27

"트럼펫·오보에 연주시 공기 감염병 전파 가능성 높아"
관악기 연주시 퍼지는 바이러스양 연구논문…"오케스트라 배치 참고"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입으로 부는 관악기 연주시 공기를 통한 감염병의 전파 가능성에 관한 논문이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트럼펫이나 오보에, 베이스 트럼본이 플루트나 피콜로, 바순 등을 연주할 때보다 공기 감염병의 전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진은 지난달 '에어로졸(비말)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다양한 관악기를 대상으로 공기 감염병의 전파 위험성을 평가했다.
연구진은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소속 15명이 연주하는 10개의 관악기를 대상으로 비말 농도를 측정했다.
관악기에서 나온 비말의 양과 해당 악기의 연주자들이 말을 하거나 숨을 쉴 때 나오는 비말의 양을 비교했다.
숨 쉴 때와 말 할 때는 각각 리터당 90개, 230개의 비말이 생산됐는데, 이들 관악기에서는 리터당 20개부터 2천400개까지 비말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트럼펫, 오보에, 베이스 트럼본이 다른 관악기를 연주할 때보다 비말을 많이 생산해 냈다며, 공기 감염병 전파 '고위험' 군으로 분류했다.
이어 바순, 피콜로, 플루트, 베이스 클라리넷, 프렌치 호른은 '중위험' 군, 튜바는 '저위험' 군으로 분류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오케스트라 단원 좌석 배치에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스크를 쓴 현악기 등의 연주자는 가까이 배치를 하고, 마스크를 쓸 수 없는 관악기 연주자는 1.5m 이상 떨어뜨려 배치하는 방법으로 공기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주자 간 플라스틱 차단막을 설치하고 환기에 신경 쓰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콩에서는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지난 9일 공연을 관람한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베이스 클라리넷 연주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13일 100명의 단원이 격리에 들어간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수개월간 중단됐던 공연을 재개하자마자 벌어진 일로, 공연계 전체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람 장관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됐으나, 행정장관실은 람 장관이 방역 수칙을 지켰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SCMP는 홍콩 정부가 공연을 앞둔 오케스트라 연주자에 대한 코로나 검사 의무화 논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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