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및 사건은폐 혐의 사제 2명 기소…법정에서 진술 거부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바티칸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가톨릭 사제에 대한 재판이 처음으로 열렸다.
영국 BBC 방송은 14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내에서 가브리엘 마르티넬리(28)와 엔리코 라디체(72) 등 2명의 사제에 대한 성범죄 관련 재판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가톨릭 사제의 성범죄에 관해 바티칸에서 재판이 열린 것은 처음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또 로마 가톨릭교회 지도자인 교황이 거주하는 바티칸에서 재판이 열린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매체는 강조했다.
검찰은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피우스 10세 신학교에 재학하면서 13살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마르티넬리 신부를 기소했다.
피해자는 이 신학교에서 성 베드로 성당 미사 집전 사제를 보좌하는 복사 교육을 받고 있었다.
라디체 신부는 당시 신학교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해당 사건을 은폐했고, 이후 마르티넬리 신부가 서품을 받는 것을 용인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지난 2017년 피해자의 친구가 언론에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법정에서 두 사제는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은 2주 뒤 재개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3년 선출된 이래로 수십 년간 끊이지 않은 사제들의 성범죄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실태 파악 등 대응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온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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