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첼로 세메라로 주교 발탁…횡령 의혹 베추 추기경 경질 21일만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교회 기금 횡령 의혹을 받는 죠반니 안젤로 베추(72·이탈리아) 추기경이 물러나면서 공석이 된 시성성 장관에 이탈리아 출신 주교가 임명됐다.
바티칸 뉴스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풀리아주 출신의 마르첼로 세메라로(72) 주교를 신임 시성성 장관에 임명했다.
세메라로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즉위 후 교회 개혁을 위해 창설한 '추기경 평의회'의 사무총장을 맡아 조직 운영의 토대를 다지고 개혁안 틀을 세우는데 기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교계에서는 매우 유능한 신학자로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번 인사에 따라 그는 향후 추기경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통상 교황청 성 장관은 추기경급 성직자가 맡고 있다.
시성성은 순교자·증거자의 시복·시성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담당하는 교황청 조직이다. 1588년 1월 창설된 예부성성이 모태다.
전임인 베추 추기경은 베드로 성금을 비롯한 교회 기금을 횡령했다는 의혹 속에 지난달 24일 장관직에서 경질됨과 동시에 추기경으로서의 모든 권한을 박탈당했다.
그는 교황청 관료조직의 심장부인 국무원 국무장관으로 있던 2014년 국무원이 베드로 성금으로 영국 런던 첼시의 고급 상가 건물을 매입하는 일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교회 기금으로 자선단체, 목공사업체 등을 운영하는 친형제들에게 경제적 특혜를 줬다는 등의 의혹도 제기돼 바티칸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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