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통계 맞느냐" "그럼 틀리냐" 여야 의원들 공방(종합)

입력 2020-10-16 16:18   수정 2020-10-16 18:50

"집값 통계 맞느냐" "그럼 틀리냐" 여야 의원들 공방(종합)
"주택 매매·전세가 치솟아 국민 절규"…"이제 투기세력 긴장하기 시작했다"

(서울·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김동규 기자 = 정부의 집값 통계의 신뢰도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국감장에서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한국감정원 주택 통계 등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고, 여당 의원들은 이에 질세라 국가 공식 통계인 감정원 통계가 우선시 돼야 하고 민간 통계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감에서 "현 정부 감정원과 국민은행 집값 통계 격차가 이명박 정부의 38배까지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이명박 정권 때 감정원의 매매가격지수는 4.1% 하락했고 국민은행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4.5% 떨어져 증감율 격차는 0.4%포인트였으나 현 정부에선 감정원 지수는 15.7% 상승한 반면 국민은행 지수는 30.9% 급등해 15.2%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고 밝혔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자체적으로 서울시 랜드마크 아파트 매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실거래가 상승률이 감정원 매매가격 지수보다 7배 이상 높았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2017년 2분기 대비 올해 3분기 서울시 25개 구의 평균 매매가격지수는 14.8%, 실거래가격지수는 50.4% 오른 것으로 파악됐는데, 자체적으로 서울시 25개 구의 랜드마크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을 조사한 결과 같은 기간 실거래가격 상승률은 10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자체 파악한 랜드마크 아파트 실거래가 상승률은 감정원 지수 상승률보다 7배 이상 높고 실거래가격지수 상승률에 비해선 2배 이상 높은 수치라는 것이 송 의원의 설명이다.
같은 당 이종배 의원은 "국토부가 통계에서 유리한 수치는 부각시키고 세부내용은 감추는 등 편법을 이용해 국민들의 주거 수준이 개선된 것처럼 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토부는 6월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자가보유율이나 자가점유율 등이 상승했다고 밝혔으나 2017년부터 작년까지 소득 상위가구의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은 각각 2%p, 2.6%p 증가한 반면 소득 하위가구는 1.1%p씩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집값 상승을 감추기 위해 부동산 통계를 자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국민은행 통계 등 민간기업의 통계가 주택 시장 전체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고 이어나갔다.
홍 의원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현 정권에서 52% 올랐다는 국민은행 통계에 대해 "중위가격 통계는 조사대상 아파트를 가격대로 일렬로 세웠을 때 가운데 있는 아파트의 가격 변화를 나타낸 것으로, 서울에서 신규·재건축 아파트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상승 폭이 크게 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감정원의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상승률이 43%인 데 대해선 "실거래가격지수는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가격변동을 반영하는 통계로, 통상 신축이나 재건축 단지 등 실거래가 빈번히 이뤄지는 곳을 중심으로 한 통계이기에 가격 상승폭이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현미 장관은 "감정원 주택 통계가 국가 공인 통계로 이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감정원 주택 통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샘플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등한 집값 문제에 대해서도 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집값이 역대급으로 급등하고 있고 전셋값 상승률도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특히 8월부터 전세 물량은 실종돼 부르는 게 값이고 매매가도 신고가를 경신 중"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희국 의원은 모니터에 뭉크의 명화 '절규'를 띄워놓고 "현재 집 문제로 가장 분노하고 있는 2030 세대 중에 무주택자 비율이 69%가 된다"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시장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지금 집값이 오른 것이 모두 문재인 정부 책임이라고 하는 식의 주장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무려면 3년 만에 주택 정책을 망쳤겠나"라고 말했다. 과거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책임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소 의원은 "21대 국회가 들어오면서 이제 부동산 투기세력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고 본다"며 "이제 자신감을 갖고 부동산 정책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현미 장관은 "현재 신고가를 찍는 아파트가 있는 반면에 가격이 하락하는 단지도 있는 혼조세여서 상승률은 상당히 안정적인 추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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