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재미로 굴린 통나무에 절벽 아래 관광객 사망
"내가 나쁜 짓 했다"는 학생 문자 추적해 범인 잡아
(서울=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미국에서 단순 사고로 묻힐 뻔한 살인 사건의 범인들이 휴대전화 문자와 경찰의 집요한 수사로 붙잡혀 재판을 받고 있다.
17일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작년 9월2일 미국 오하이오주 호킹힐스 주립공원 올드맨 동굴 근처에서 44살의 여성 사진작가 빅토리아 셰퍼가 휴식을 취하던 중 절벽 위에서 떨어진 커다란 통나무에 머리를 맞아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절벽은 22m 높이였고 통나무는 1.8m 길이에 33kg에 달했다.
이 사건은 절벽 위에서 갑자기 떨어진 통나무로 인한 사망사고였고 용의자들도 찾을 수 없어 단순 사고로 처리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에 "호킹힐스 공원에서 친구와 함께 나쁜 짓을 했다"며 다른 친구에게 휴대전화 문자를 보낸 16살 소년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경찰은 바로 휴대전화 문자에서 언급된 조던 버클리와 제이든 처치허스 등 2명의 소년을 붙잡아 조사했고, 셰퍼의 사망 당일 같은 절벽에서 통나무를 굴려 떨어뜨렸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들 소년은 이후 범행을 부인하고 은폐하려 했다. 이들은 사건 당일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를 괘씸하게 보고 이들을 성인 법정에 세우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들은 성인 법정에 서게 되면 살인죄를 저지른 강력범으로 분류될 수 있어 사태가 더 심각해질 수 있었다.
이에 이들은 형량조절 협상에 들어갔으며 범행을 인정하는 대신 살인과 과실치사 혐의를 경감받고 소년법원에서 재판을 받도록 했다.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이들의 협상에서 판사는 최근 3년~4년6개월의 징역형을 제안했으며, 조만간 소년 법원에서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경찰 조사 결과 더 황당한 것은 이들 소년 2명이 절벽 위에서 "재미로 통나무를 굴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이다.
사고 당시 네아이의 엄마이고 지역사회에서 활발하게 봉사활동을 하던 사진작가가 장난으로 굴려 떨어뜨린 통나무에 어처구니없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사고 현장에서 범행을 목격한 미란다 스펜서(당시 19세)는 "그들이 재미로 그랬다"고 진술했다.
버클리와 처치허스는 최근 법원 심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다.
버클리는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그날 나의 행동이 여러분 가정을 일순간에 붕괴시켰다"면서 "나의 어떤 말로도 여러분의 사랑하는 아내이자 어머니이고 딸인 그를 다시 데려올 수 없음을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돌아가신 셰퍼를 평생 기억하며 반성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막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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