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이 포로 사살"…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의 조작"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교전이 20일째 계속됐다. 양측은 모두 상대방이 시민과 민간 시설을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가 아제르바이잔의 나흐치반 지역 오르두바 인근에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사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슈샨 스테파냔 아르메니아 국방부 대변인은 "나흐치반 지역에 미사일 공격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조흐랍 므나차카냔 아르메니아 외무 장관은 아제르바이잔군이 아르메니아 포로를 처형했다고 주장했다.
므나차카냔 장관은 이날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을 방문한 니코스 덴디아스 그리스 외무 장관과 회담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제르바이잔 군이 아르메니아 포로 1명과 민간인 1명을 처형하는 장면으로 알려진 동영상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영상은 아제르바이잔의 야만성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그들은 문명화된 규범을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아르메니아의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르메니아가 조작한 가짜"라며 "아제르바이잔 군은 국제적인 인권 규범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지난 달 27일부터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교전 중이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의 일원이던 시절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다.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세운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적 지배를 하는 분쟁지역으로,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명칭을 바꿨다.
양측은 러시아의 중재로 지난 달 10일 휴전에 합의했지만, 그 직후부터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터키가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함으로써 상황을 악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화약고가 된 상황에서 제3국이 화력을 제공하기 위해 들어오기보다 외교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터키는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양국 국민은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서로를 형제국으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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