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동영상 확산…업체 측 논란 되자 사과
코로나바이러스 숙주 지목되면서 박쥐에 '민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싱가포르의 한 슈퍼마켓에서 박쥐 한 마리가 판매 중이던 바나나를 먹는 일이 발생해 해당 업체가 사과하면서 수습에 나섰다.
싱가포르의 주롱 이스트 지역에 있는 페어프라이스 슈퍼마켓에서 최근 박쥐가 가게 바깥에 걸려 있던 바나나를 갉아 먹고 있는 동영상이 SNS에서 퍼졌다고 17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동영상에는 바나나 송이들이 가격표는 붙어있지만 비닐로 쌓여있지는 않은 채 과일 및 채소 더미 위에 매달려 있고, 그중 한 송이에 박쥐가 매달려 바나나를 갉아 먹는 모습이 담겨 있다.
논란이 일자 페어프라이스 측은 전날 페이스북에 사과의 글을 올렸다.
업체 측은 "이번 일은 매점 밖에 전시된 과일에서 일어났다"며 "이후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과일을 점포 안으로 옮겼고, 해당 과일들이 모두 폐기됐는지 점검 작업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페어프라이스는 또 해당 지역에 왜 박쥐가 나타났는지 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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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동물문제 연구교육협회'(Acres)의 칼라이 바난 부회장은 동영상의 박쥐는 어린 '작은개얼굴 과일박쥐'로 싱가포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이며, 다양한 야생식물을 먹기 때문에 주거 지역에서도 발견된다고 언론에 설명했다.
칼라이 부회장은 또 과일을 안에 들여놓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 페어프라이스 측이 앞으로 과일을 팔려고 내놓을 때는 동물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다른 방안을 찾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언론은 올해 박쥐가 싱가포르 도심 지역에서 목격된 것이 처음은 아니라고 전했다.
지난달에는 박쥐들이 가정집 안으로 날아드는 일이 생기자, 마을 주민회가 나서 박쥐들이 앉아있지 못하도록 근처 과일나무를 잘라내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박쥐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지목되면서 사람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전염병 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인체로 넘어오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싱가포르에 서식하는 박쥐들이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가졌을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박쥐와 접촉한 이들은 예방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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