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 작년 동기보다 8.5배…테슬라가 주도
국내 완성차업체 전기차 판매는 41% 감소해 대조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테슬라를 필두로 수입 전기차 판매가 급증한 반면 국산 전기차 판매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현대차 코나 EV에서 잇달아 화재까지 발생하는 악재로 인해 국산 전기차는 당분간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1만3천261대로 작년 같은 기간(1천552대)에 비해 8.5배로 늘었다.
9월만 놓고 보면 2천237대가 팔리며 작년 동월(229대) 대비 약 10배로 늘었다.
수입 전기차 판매는 단연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만 2천56대를 판매해 9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의 91.9%를 차지했다.
올해 1∼9월 판매량은 1만518대로 전체의 79.6%를 차지했다.
수입차 브랜드들도 최근 잇달아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의 기세에 밀려 판매 실적이 좋지는 않다.
푸조가 7월에 출시한 e-208과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2008는 9월 한 달 동안 각각 34대와 43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출시 이후로는 각각 총 76대와 44대가 팔렸다.
벤츠 EQC 4MATIC은 지난달 23대가 팔리며 올해 들어 총 333대 판매됐다. 벤츠는 지난 6월 '더 뉴 EQC 400 4MATIC 프리미엄'을 출시하며 EQC 라인업을 확대했다.
르노가 지난 8월 출시한 '조에'는 지난달 128대 판매되며 출시 이후 총 136대가 팔렸다. 유럽에서 테슬라를 제친 베스트셀러 전기차라는 이름값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판매 실적이다.
유일하게 선방한 건 아우디다. 7월 출시한 아우디의 e-트론 55 콰트로는 지난달까지 총 601대 팔리며 올해 수입 물량이 완판됐다.
수입 전기차의 인기와는 대조적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는 판매 부진이다.
지난달까지 국내 완성차 업체가 판매한 전기차는 총 1만3천505대(경차·상용차 제외)로 작년 같은 기간(2만2천842대)에 비해 40.9%나 감소했다.
기아차[000270] 니로 EV는 지난달까지 2천621대 판매되며 53.4% 감소했고, 쏘울 EV는 298대 판매되며 78.4% 감소했다.
현대차[005380] 아이오닉(1천274대)은 22.9% 감소했고, 코나(7천61대)는 36.5% 줄었다.
쉐보레 볼트 EV는 -38.1%(1천462대), 르노삼성차 SM3 Z.E는 -4.9%(661대)였다.
내년에 신차가 출시되면 국산 전기차 구매 심리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지만, 최근 현대차 코나 EV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한 탓에 한동안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전기차를 출시하는 등 신차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한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근 코나 화재로 일시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나 EV는 지난 4일 대구에서 충전 중에 불이 난 데 이어 17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에서도 또 화재가 발생했다.
코나 EV는 2018년 출시된 이후 국내 10건, 해외 4건 등 총 14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현대차는 16일부터 코나 EV 리콜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2017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작된 코나 EV 총 7만7천대를 리콜하기로 한 상태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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