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미야기 지사,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류 "국민적 논의 없었다"

입력 2020-10-20 08:19  

日미야기 지사,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류 "국민적 논의 없었다"
"해양방류는 일본 전체에 영향…전국지사회 차원 논의해야"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 방침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오염수 처분 방식을 둘러싼 국민적 논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무라이 요시히로(村井嘉浩) 미야기현 지사는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주는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오염수 해양방류에 관한) 보도가 나와 매우 당황스럽다"며 "적어도 (이 문제를 놓고) 국민적 논의가 이뤄졌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라이 지사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인한 '풍평피해'(나쁜 이미지)가 일부 다른 나라에서 여전히 남아 있는 점을 거론하면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오염수) 해양방류는 후쿠시마와 인근 현뿐만 아니라 일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전국지사회 차원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후쿠시마현과 인접한 미야기현을 이끄는 무라이 지사가 언급한 일부 다른 나라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한국과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과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지난 2월 경산성 산하의 전문가 소위가 해양방류와 대기방출을 시행 가능한 오염수 처분 방안으로 제시한 뒤 최근까지 7차례에 걸쳐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등 이해관계가 있는 29개 단체 대표들을 상대로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찬반 토론이 가능한 공청회 같은 행사는 열지 않았다.
후쿠시마현의 우치보리 마사오(?堀雅雄) 지사도 19일 기자회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풍평'(소문)"이라며 농림수산업과 관광업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치보리 지사는 다만 오염수 처분 문제에 대해선 정부 방침이 정식 결정된 뒤 후쿠시마현 차원의 입장을 내놓겠다며 찬반 의견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 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섞이면서 오염수가 하루 160~170t씩 발생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 물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라는 장치로 여과해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는 이름으로 보관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지난 9월 기준으로 123만t 규모로 불어난 이 처리수의 오염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추는 재처리를 거쳐 태평양으로 흘려보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일본 언론은 이르면 오는 27일 열리는 '폐로·오염수 대책 관계 각료 회의'에서 정부의 해양방출 방침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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