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배우 장클로드 반담, '선한영향력'으로 3개월된 치와와 구해

입력 2020-10-20 11:22   수정 2020-10-20 16:40

액션배우 장클로드 반담, '선한영향력'으로 3개월된 치와와 구해
'가짜여권' 탓 안락사 위기…"60세 생일선물로 결정 바꿔달라" 요청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얼마 전 60번째 생일을 맞은 액션배우 장-클로드 반담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안락사될 뻔한 강아지를 구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반담은 생일을 하루 앞둔 17일 트위터에 태어난 지 3개월 된 치와와 '레야'를 구해달라는 청원을 공유했다.
레야는 '여권' 문제로 목숨을 잃을 상황이었다.
청원에 따르면 레야의 주인 노르웨이인 알렉세이 이베르센은 한 개인에게서 레야를 사들여 입양했다. 당시 레야에게는 백신접종과 회충약 처방기록이 담긴 불가리아 여권이 있었다.
이후 이베르센이 레야를 등록하려 하자 당국은 레야의 여권이 가짜라며 등록을 거부하고 레야가 불가리아에서 노르웨이로 불법수입됐다고 규정했다.
노르웨이 당국은 이베르센으로부터 레야를 빼앗아 격리한 뒤 불가리아 당국에 송환을 타진했다.
그런데 불가리아 당국은 살아있는 동물 운송에 관한 유럽연합(EU) 규정을 들며 레야를 돌려받길 거부했다. 불가리아 쪽도 레야의 여권이 위조라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레야는 노르웨이에서 안락사될 운명에 처했다.
이베르센은 변호사까지 동원했지만 레야의 안락사 집행일을 이달 8일에서 22일로 2주일 늦추는 데만 성공했다.
이베르센은 마지막 수단으로 청원을 올렸고 이를 반담이 공유했다.
반담은 자신이 키우는 치와와와 함께 페이스북 생방송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레야의 여권을 잘못 만든 사람들이 실수했을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작은 치와와를 죽일 순 없다"고 말했다.
또 불가리아에서 수차례 영화를 찍었고 불가리아를 사랑한다면서 "내 생일선물로라도 당국이 결정을 바꾸길 부탁한다"고 애원했다.
반담은 레야를 죽게 하면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불행이 찾아올 것"이라고도 말했다.
레야를 구하자는 청원은 현재 1만2천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반담의 호소와 청원은 불가리아 당국을 움직였다.
불가리아 당국은 반담의 60번째 생일이었던 18일 레야 송환에 동의했다.
레야는 곧 여행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베르센은 유로뉴스에 "레야와 함께 불가리아에 가고 모든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면서 서류를 갖춰 레야를 다시 입양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유명인이 나서 서류 때문에 위기에 처한 동물을 구한 일은 전에도 있었다.
지난 2018년 불가리아 암소 '펜카'가 혼자 EU 회원국이 아닌 세르비아로 건너갔다가 불가리아로 돌아오자 불가리아 당국이 펜카에게 질병이 없다는 세르비아 측 서류를 받아들이지 않고 살처분하려는 일이 있었다.
당시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가 나서면서 펜카는 목숨을 구했다.
불가리아 등 동유럽에서 이른바 '족보 있는' 동물을 키워 서유럽으로 수출하는 일은 '수익성 좋은 사업'이 됐다고 동물보호단체들은 지적한다.
동물보호단체 '포 포우스'의 야보르 구스테치브는 "불가리아 당국이 (레야를 위해) 규정을 유연하게 적용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지만 그들은 불법동물거래를 더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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