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섹터에 1개씩 2개 화장실…미, 269억원짜리 신형화장실 보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국제우주정거장(ISS) 러시아 섹터의 화장실이 고장 나 러시아 우주인들이 한동안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ISS 러시아 섹터의 화장실이 고장을 일으켜 우주인들이 수리를 시도하고 있다고 ISS에 머무는 아나톨리 이바니쉰 러시아 우주인이 19일 전했다.
이바뉘신은 이날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비행통제센터와의 교신에서 이같이 보고했으며, 센터 관계자는 이 상황을 '아주 심각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 같은날 ISS 러시아 섹터의 산소생성장치도 고장을 일으켰으며 우주인들이 지상 비행통제센터의 조언을 받아 수리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러시아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이튿날인 20일 "ISS의 모든 문제가 승조원들에 의해 완전히 해결됐다"면서 "우주정거장의 모든 시스템은 정상 작동하고 있으며 승조원들의 안전이나 우주정거장의 비행에는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밝혔다.
ISS에는 러시아와 미국 섹터에 각각 1개씩 모두 2개의 화장실이 있다.
한쪽 화장실이 고장 나면 모든 우주인이 다른 쪽 화장실을 이용하게 된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섹터의 화장실이 고장 나고 러시아 섹터 화장실의 폐기물 저장통도 꽉 차 버리는 바람에 우주인들이 한동안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위생용 기저귀를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물체가 둥둥 떠다니는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서 용변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 우주당국은 이 같은 불편을 들어주기 위해 지난 5일 ISS로 쏘아 올린 우주화물선 시그너스에 기존 화장실보다 훨씬 편리하게 개조한 269억원짜리 신형 화장실을 실어 보냈다.
미국 우주인들은 신형 화장실을 설치해 구형 화장실과 함께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버설 폐기물 관리 시스템'(UWMS)으로 명명된 신형 화장실은 현재 ISS에 설치된 것보다 크기는 65% 작고, 무게는 40% 가벼우면서도 더 많은 우주비행사가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미항공우주국(NASA)은 설명했다.
신형 화장실에는 우주비행사의 배설물을 아래로 내려가게 하는 티타늄 이중 팬과 함께 소변 재처리 장치, 여성 우주비행사를 위한 시설 등이 새로 추가됐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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