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언급하며 "자신의 실패를 감추기 위해 이슬람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일 터키 일간 데일리 사바흐,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OIC(이슬람 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전한 영상 메시지에서 "이슬람의 부흥을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우리 종교를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이슬람과 반무슬림은 서구 정치인들이 자신의 실패를 감추기 위해 사용한 도구"라며 "'프랑스 이슬람'이나 '유럽 이슬람', '오스트리아 이슬람' 등이 그 사례"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주 '이슬람 분리주의'를 언급하면서 "자신들의 법이 공화국의 법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상이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2일에는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영역의 종사자에게도 히잡 등 종교적 상징물의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공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극단주의와 싸운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 목적은 잔인함에 반응하지 않는 수동적이고 용기 없는 무슬림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상대를 비난하며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양국은 동지중해 천연가스 개발, 시리아 및 리비아 내전,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교전 문제 등에서 입장차를 드러내며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두 정상은 지난해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관련해 감정 섞인 발언을 주고받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현재 우리는 나토의 '뇌사'를 경험하고 있다"며 나토의 분열상을 비판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을 지칭하면서 "먼저 당신부터 뇌사가 아닌지 확인하라"며 "이런 발언은 오직 당신처럼 뇌사 상태인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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