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처럼 소중"…유통업체들, 전용 매장에 상품·서비스도 고급화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200만원짜리 반려동물 전용 운반용 가방과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 샴푸, 10만원짜리 고급 스파 코스, 전문가가 운영하는 비만 관리 교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이 반려동물을 겨냥한 고가의 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가족처럼 여기는 반려동물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가 덩달아 증가해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달 6일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 문을 여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 1층에 반려동물 전용 매장 '코코스퀘어'가 들어선다.
'프리미엄 토털 펫 케어숍'을 표방하는 이 매장은 반려동물용품을 판매하고 이·미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펫숍을 넘어 각종 고급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전체 면적의 70% 이상이 유치원, 수영장, 스파, 호텔 등의 시설로 구성된 이 매장에선 반려동물이 1시간에 3만~5만원인 마사지와 10만원 선인 고급 스파를 받을 수 있으며 운동 치료를 위한 수영도 가능하다.
특히 유치원에는 반려동물 행동교정사 등 전문 인력이 상주해 비만 관리를 해주고, 다른 반려동물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사교성 기르기 수업도 진행한다.
판매 상품도 화려하다. 해외 스타들이 사용해 유명한 미국 '모시콰' 브랜드의 200만원짜리 운반용 가방(캐리어), 독일 반려동물 전용 가구 브랜드 '미아카라'의 100만원짜리 침대 등이 있다.
반려동물 전용 카시트 상품도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광명점과 남악점, 광복점 등에 반려동물 전용 매장을 운영 중이다.
남악점은 반려동물 재활 치료용 수중 러닝 및 요가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도 있다.
광복점에는 반려동물 놀이시설과 휴게시설로 이뤄진 대규모 '펫파크'가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있는 전문점 '집사'에선 미국 패션 브랜드 '랄프 로렌 펫'에서 나온 의류와 캥거루고기, 말고기 등 특수육으로 만든 간식을 판매한다.
이마트는 동물 애호가로 유명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반려견 '몰리'의 이름을 딴 것으로 알려진 '몰리스펫샵'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스타필드 등에 입점한 이 매장에선 반려동물용 아이스크림과 요구르트를 판매한다.
반려동물을 목욕시킨 뒤 털을 말리는 용도의 드라이어 제품은 40만원 가까운 가격에도 잘 팔리는 품목 중 하나다.
지난 9월 25~27일 몰리스펫샵의 팝업 매장에서 판매한 이탈리아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Santa Maria Novella)의 반려동물용 화장품은 팝업 매장을 닫은 이후에도 인기가 지속하며 지난달 25일~지난 19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80%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해 판매하는 이 브랜드의 반려동물 전용 샴푸는 250㎖짜리가 4만5천원에 달한다.
유통업체들이 이처럼 반려동물 상품과 서비스를 고급화하는 것은 반려동물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기도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유인하는 효과도 있어서다.
한 업체 관계자는 "반려인들은 자신이 쇼핑하는 동안 반려동물을 보호소에 맡겨두길 원치 않는다"며 "자신만큼 반려동물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길 바라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가 있는 곳을 일부러 찾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반려동물이 자신이 쓰는 것과 같은 급의 용품을 쓰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비싼 가격에도 선뜻 지갑을 연다"고 전했다.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