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m 먀오족 여신상' 논란…"중화민족의 전통문화 고취와 차이 크면 안돼"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최근 대형 조형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88m에 달하는 소수민족 먀오족(苗族·묘족) 관련 조형물이 논란에 휩싸였다.
21일 중국매체 홍성신문에 따르면 최근 중국 온라인상에서는 구이저우 첸둥난(黔東南) 먀오족·둥족자치주 젠허(劍河)현에 위치한 먀오족 여신 '양아사(仰阿莎)' 조형물 사진이 올라왔다.
이 조형물은 젠허현 당국이 2016~2017년 8천600만 위안(약 146억5천만원) 넘는 돈을 투입해 만든 것으로, 22m 높이의 4층짜리 기단 건물과 66m 높이의 여신상 등 총 높이가 88m에 이른다.
젠허현 당국은 이 지역에 있는 '양아사 전설'을 활용해 2007년부터 매년 '양아사 문화축제'를 여는 등 관광산업을 발전시켜왔다. 그 일환으로 여신 조각상이 있는 '양아사 테마공원'을 만들고 온천마을도 조성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젠허현이 올해 3월에야 국가급 빈곤지역에서 벗어났다면서 "지방정부가 거액을 쓴 '겉치레 행정'이다. 차라리 돈을 빈곤 퇴치에 쓰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지방정부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모든 자금을 빈곤 탈출 업무에 썼다"면서 "원래 계획했던 여신 조각상의 일부 부속시설은 건설을 잠정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마공원은 최근 젠허현의 관광산업 발전을 촉진했다"면서 "올해 국경절 연휴에도 관광객이 절정을 이뤘다"고 답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이뿐만 아니라 최근 후베이성 징저우(荊州)시의 57m짜리 초대형 관우 청동 조각상도 비판의 대상이 된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주택·도시농촌 건설부가 지난달 '대형 도시조형물 건설·관리 강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나왔다.
통지에는 "일부 조형물은 너무 크고 품질이 낮다. 또 주제가 부적절하고 주변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서 "특히 일부 지방에서는 중화민족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고취하는 인식·이해와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담겼다.
중국 정부는 높이가 10m를 넘거나 폭이 30m를 넘는 조형물은 해당 도시의 주요 건설프로젝트로 관리하고, 높이가 30m를 넘거나 폭이 45m를 넘을 경우 엄격히 건설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화 전승, 관광업 발전, 이미지 제고 등의 명목으로 맹목적으로 대중과 동떨어진 대형 조형물을 만드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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