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란 상태 조사해야" 주장에 "한국 품질관리 국제적 인정" 반박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사고 원인이 백신 원료가 되는 유정란의 톡신(독성물질)이나 균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의원(국민의힘)은 22일 신종플루 백신 개발자인 충남대학교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에게 자문을 받아 독감 바이러스를 유정란에 넣어 배양할 때 톡신이나 균이 기준치 이상 존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쇼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후에는 '길랭-바레 증후군'이나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중증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감염 등에 의해 유도된 항체가 말초신경을 파괴해 마비를 일으키는 신경계 질환을 뜻한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식품, 약물 등 원인 물질에 노출된 뒤 수 분 혹은 수 시간 이내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다.
강 의원은 유정란의 톡신이나 균이 접종자의 자가면역계에 영향을 미쳐 자기 몸의 정상 조직을 공격하거나, 그 자체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백신의 출하를 승인할 때 일부 물량에 대해서만 무균검사와 톡신 검사를 샘플링 방식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백신 제조사의 생산 과정이나 유통·접종 이전 백신의 균과 톡신 상태는 따로 점검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1천900만도즈라는 대량의 정부 조달 물량을 급히 제조하며 균과 톡신이 기준치 이상 존재할 수 있는 일반 계란을 이용했을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며 "보건당국은 유정란이 어떤 상태였는지와 이미 유통된 백신들의 상태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의경 식약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백신 제조·생산·품질관리 등 모든 공정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유정란 생산시설도 정기 점검해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제조 공정에서도 무균 여과와 정제 과정을 거치고, 이후 다른 제품과 달리 식약처의 국가출하승인을 받는다"며 "그 과정에서 무균 검사와 엔도톡신(균체 내 독소 시험) 검사를 무작위 채취 방식으로 진행해 이중삼중으로 무균을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관리기준은 글로벌 스탠다드로 손색이 없고, WHO(세계보건기구)에서 UN에 납품하는 일부 백신에 대해 우리에게 검정을 맡길 정도로 한국의 품질관리 수준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감백신 제조업체 관계자도 "식약처 검증 전 제조사 생산 단계에서도 품질과 안전성이 없다는 데이터를 확보한다. 그 과정에서 무균공정이 유지되기 때문에 독성과 균이 있다는 문제 제기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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