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심한 계층 달래기…바이든에 20%p 뒤지는 험지
캠프 "워킹맘 공감대 확장"…"이미 늦었다" 회의론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 대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구원투수로 장녀 이방카가 등판해 여성 유권자 공략에 나섰다고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른 트럼프 가족들이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투입된 것과 달리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은 '험지'인 경합주에 뛰어들어 백인 고학력 여성 등 부동층의 표심을 잡는 선두에 섰다.
실제로 이방카는 최근 6주 사이에 17곳의 유세 현장을 돌며 부녀 간 추억을 소개하고, 핼러윈 의상을 입은 어린이들과 사진 촬영에 응하기도 했으며, 도넛이나 사과주스 등을 사들고 가는 모습도 연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인 에릭 트럼프와 그의 부인인 라라 트럼프 등 다른 가족들에게서는 쉽게 연상되지 않는 선거 운동이라는 게 폴리티코의 분석이다.
하지만 백인 고학력 여성층은 트럼프 캠프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표밭이다.
이들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역전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등을 돌리려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이들 여성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20%포인트 넘게 밀리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방카가 떠맡은 역할은 품이 많이 드는 일이라고 폴리티코는 진단했다.
그가 지금까지 찾아간 경합주는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오하이오, 애리조나 등 10곳에 달하며, 11월 3일 대선 전까지 3곳은 재방문할 예정이라고 캠프 측은 전했다.
이방카가 끌어모은 기부금도 8월 이후 3천500만 달러(약 396억9천만원)에 달한다.
이방카 카드는 특히 워킹맘으로서 공감대를 쌓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고 캠프 측은 평가했다.
트럼프 캠프 선임 고문인 머세이디스 슐랩은 "이방카는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헌신해온 일하는 엄마"라면서 "오늘날 미국 가정이 직면한 현안들을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방카는 정책 고문이자 가족의 일원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을 얘기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선거 국면에서 아주 효과적인 조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치 분석가 사이에서는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다.
대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그간 정치적 행보를 정돈하기엔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러트거즈 대학의 데비 월시는 "여성 유권자는 현 상황의 본질을 보고 있다는 게 현실"이라며 "지난 4년간 이들 여성이 봐온 것들을 이방카 혼자서 벌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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