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예산부족 사태…환경파괴 감시 활동 1989년 설립 이래 가장 위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삼림 화재가 전례 없는 규모로 확산하는 가운데 진화작업을 담당하는 기관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환경부와 연계된 독립기관인 환경·재생 가능 천연자원 연구소(Ibama)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예산 부족 때문에 더는 진화작업을 계속하기 어렵다며 화재 현장에서 직원들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1981년 8월 말 수립된 국가환경정책(PNMA)의 집행기관으로 자연자원 보호·보존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개발 사업을 위한 환경허가를 내주는 기능도 있다.
연구소는 지난 9월부터 예산 부족 사태가 계속되고 있으며 현재 인건비 등으로 1천900만 헤알(약 38억4천만 원)이 밀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구소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환경부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에는 연구소의 삼림화재 예방·대응센터장이 임명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연구소는 센터장의 사임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예산·인력 부족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개월 동안 전국적으로 화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연구소 예산은 삭감됐고 인력도 눈에 띄게 줄었다.
연구소 직원은 2007년 6천200명이었으나 지금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2천800명에 그치고 있다. 연구소의 환경파괴 감시 활동은 1989년 설립 이래 가장 위축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1∼9월 기준으로 올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화재는 7만6천30건으로 2010년의 10만2천409건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다.
같은 기간 중서부 지역에 있는 판타나우 열대 늪지에서 발생한 화재는 1만8천259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에 걸쳐 있다.
판타나우 열대 늪지는 80%가 브라질에 속하고 나머지는 볼리비아와 파라과이에 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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