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중러 군사동맹에 "배제 안해"…정적 독살시도 배후는 부인(종합)

입력 2020-10-23 09:49  

푸틴, 중러 군사동맹에 "배제 안해"…정적 독살시도 배후는 부인(종합)
외교 콘퍼런스에서 언급…"시간 지나면서 보게 될 것"
"나발니 치료받도록 독일행 허가"…독일에 공동 조사 제안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미국 대 러시아·중국의 '신냉전' 구도 속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과의 군사 동맹 체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 동맹이 지금은 필요 없지만 향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이 주최한 외교정책 전문가들과의 화상 콘퍼런스에서 러시아와 중국 간 군사 동맹을 맺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것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이론상으로는 꽤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의심의 여지 없이 (러시아와) 중국과의 협력은 중국군의 방어 능력을 강화시켜 주고 있다"며 향후 두 나라 간 군사 협력이 더욱 밀접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발전하는지 보게 될 것이다. 그걸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향후 군사 동맹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함께 하는 군사 훈련을 양국의 협력이 강화된 신호로 언급하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와 올해 러시아가 실시한 대규모 군사 훈련에 참여했다.
세계 초강대국 지위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첨예한 대립을 계속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경제적 협력이 강화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군사 동맹 체결을 염두에 둔 신호로 해석해왔으나 양국은 공식적으로는 동맹 체결 가능성을 부인해왔었다.
타스통신도 푸틴 대통령이 이날 콘퍼런스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을 달성했으며 우리는 서로 매우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늘 더 앞으로 나아갈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 의혹과 관련해서도 처음 입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독일행을 허가해 준 것도 자신이었다면서 독살 시도의 러시아 배후설을 일축했다고 AP, 타스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만약 당국이 독살하고자 했다면 치료를 위해 독일로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나발니의 아내가 내게 호소하자마자 바로 검사들에게 치료를 위해 외국으로 갈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독일과 공동 조사를 진행하자고도 제안했다.
그는 독일 정부가 나발니에게서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증거가 되는 해당 물질을 달라고 했지만 독일 정부가 주지 않고 있다고도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고 왜 그런지 해명도 없다"며 독일에 전문가들을 보내 공동 조사를 하겠다고도 제안했지만, 독일과 동맹국들이 그 제안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공동 조사를 진행하자"며 "우리는 모든 힘을 다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의 '정적'인 나발니는 지난 8월20일 항공편으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사흘 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16일 독일과 영국, 프랑스 정보기관이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책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으며, 나발니도 최근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독살 시도가 푸틴 대통령 책임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y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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