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감염 등 타깃으로 개발됐으나 에볼라·코로나에 효과
코로나 치료 효과 두고 미 국립연구소와 WHO 연구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에서 처음 정식 사용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는 10여년 전 C형 간염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용으로 개발된 항바이러스제다.
그러나 렘데시비르는 애초 목표였던 C형 간염 바이러스나 RSV에는 효과가 없었고 에볼라에 효과를 나타냈다.
23일 개발사인 길리어드사와 미국 국립보건원(NIH) 홈페이지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에볼라와 함께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바이러스 등 일군의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를 지녔다.
이 약은 바이러스가 리보핵산(RNA)을 복제할 때 필요한 핵심효소를 방해해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막는다.
렘데시비르는 현재 약 50개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시승인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을 승인받은 데 이어 전날 정식사용이 승인됐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군병원에 입원했을 때 투약되기도 했다.
한국에선 6월 특례수입이 승인됐고 현재까지 600여명이 투약받았다.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효과를 두고 현재 연구결과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길리어드가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코로나19 환자 1천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열흘간 일정량의 렘데시비르를 처방받은 541명의 회복 기간 중앙값이 10일로 위약을 받은 521명(15일)보다 닷새 짧았다.
렘데시비르는 특히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 환자에 더 효과를 보였다.
이 연구결과는 이달 8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렸다.
반면 지난 15일에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기간을 줄이거나 사망을 막는 데 별 효과가 없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연구결과가 나왔다.
WHO 후원으로 30개국에서 코로나19 환자 1만1천2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대실험' 결과 렘데시비르나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 등을 투약한 집단과 어떤 약도 안 받은 집단 사이 치명률과 인공호흡기 사용률, 입원 기간에 차이가 없었다.
다만 연대실험 결과는 온라인에만 공개됐을 뿐 학술지에 실리지는 않았고 전문가들이 결과를 심사하는 '동료평가'도 거치지 않았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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