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막판 경합주 유세에 올인…지지층 외연 확대 여부엔 회의적 시각도
바이든, 자금력 우위로 광고 공세…2016년엔 힐러리가 더 쓰고 트럼프 승리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24일(현지시간)로 미국 대선까지 꼭 10일밖에 남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도 운명의 열흘이다.
남은 기간 표심에 구애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유세 또 유세'다.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경합주를 누비는 강행군이다.
비교적 노출이 적었던 바이든 후보도 막판에는 얼굴을 내보일 일이 많을 것이라고 하지만 기댈 언덕이 돼주는 건 두둑한 지갑이다.
◇ 트럼프 '유세는 나의 힘'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했다 퇴원한 후 12일부터 매일같이 경합주를 누비고 있다.
핵심 경합주인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지는 물론이고 조지아와 아이오와 같이 승리가 점쳐졌으나 빨간 불이 들어온 지역도 빠짐없이 챙기고 있다.
하루에 두 곳을 찾아 두 차례 유세하는 것도 마다치 않는다. 유세마다 1시간 반에서 2시간씩 즉흥 연설을 하는 강행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에도 노스캐롤라이나와 오하이오, 뉴햄프셔, 위스콘신 등지를 돌며 유세할 계획이다.
실제로 유세가 지지층 확대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캠프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다.
기존의 지지층 유지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외연 확대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고령층과 교외 여성층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이들의 표심을 끌어오는 데 유세가 별 역할을 못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주 유세를 승리의 원동력으로 본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캠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매일 세 차례 유세를 하고 대선 전날에는 다섯 번의 유세를 하는 방안을 거론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에도 대선 전 이틀에만 10여개의 일정을 소화하며 활력을 과시했다. 이번에는 특히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유권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층 더 건강을 과시하는 측면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기간 바이든 후보의 차남 의혹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부패 프레임' 공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선일이 가까워질수록 트레이드 마크인 자극적 언사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크다.
◇ 바이든 '현금은 나의 힘'
트럼프 대통령에 비하면 바이든 후보는 유세 횟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유세를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인파를 모으는 유세를 비판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는 소규모 행사를 한다.
22일 TV토론을 앞두고는 며칠씩 공개활동을 하지 않기도 했다. 코로나19라는 변수를 감안해도 대선 목전에 보이는 후보의 모습치고는 아주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캠프에서는 이제 노출 빈도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케이트 베딩필드 선거대책부본부장은 22일 TV토론이 끝나고 "그를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전국의 경합주를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분열 선동을 집중 공격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에 실망한 보수·중도층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에게 힘이 돼주는 건 무엇보다 자금력이다. 더 많이 모으고 더 많이 쓰는데다 잔고도 더 많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선이 막바지에 접어든 10월 1∼14일 바이든 후보는 1억3천만 달러를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은 4천400만 달러의 약 3배다.
같은 기간 바이든 후보는 TV광고를 쏟아부으며 트럼프 대통령보다 갑절을 지출했다.
바이든 후보의 잔고는 1억6천만 달러다. 트럼프 대통령의 잔고 4천400만 달러의 3배 이상이다.
올해 1월만 해도 바이든 후보의 잔고는 700만 달러 수준이었다. 9천200만 달러를 쥐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해 턱없이 적었다.
바이든 캠프에서는 이를 승리의 청신호로 본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로버트 짐머먼은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이 숫자를 보면 안다. 누가 에너지와 시민사회의 지지, 모멘텀을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도 안심할 수는 없다. 2016년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돈을 더 많이 쏟아부었지만 승리는 트럼프에게 돌아갔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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