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국가 수단, 트럼프 중재로 이스라엘과 관계정상화 합의(종합)

입력 2020-10-24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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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국가 수단, 트럼프 중재로 이스라엘과 관계정상화 합의(종합)
UAE·바레인 이어 이스라엘과 손잡아…팔레스타인은 반발



(워싱턴·카이로=연합뉴스) 백나리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동북부의 아랍국가 수단이 적대국가였던 이스라엘과 수교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공동성명 보도자료를 통해 이스라엘과 수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관계정상화에 나서기로 합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압달라 함독 수단 총리가 이날 통화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는 "이스라엘과 수단의 관계 정상화와 양국의 전쟁상태 종식에 지도자들이 합의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또 초기 초점을 농업에 맞춰 이스라엘과 수단이 경제 및 무역 관계를 재개하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네타냐후 총리도 수단과 관계 정상화 합의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 평가하며 이스라엘과 수단 대표단이 조만간 만나 상업, 농업 등의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수단은 이슬람권 아랍국가 가운데 이스라엘과 수교하는 5번째 국가가 됐다.
이집트는 1979년, 요르단은 1994년 이스라엘과 각각 수교했고 걸프지역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은 지난달 이스라엘과 각각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슬람권 아랍국가들은 과거 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이유로 이스라엘과 적대적 관계였지만 최근 미국의 중재로 잇달아 이스라엘과 손을 잡고 있다.
수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수교에 합의한 세 번째 아랍국가다.
수단은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 수니파 신도이고 아랍연맹(AL) 회원국이다.
1967년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의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에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이스라엘과 적대적 관계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스라엘과 부쩍 접촉면을 넓혀왔다.
압델 파타 알부르한 수단 주권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2월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공개로 만났다.
지난 8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수단을 방문했을 때 이스라엘에서 수단으로 가는 공식적인 직항기가 처음으로 운항했다.
수단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전격 합의한 것은 경제·외교적 실리를 고려한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수단을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1993년 테러집단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이유 등으로 수단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이후 수단은 오랫동안 미국의 경제제재로 외국인 투자 유치, 금융 거래 등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된 뒤 들어선 수단 과도정부는 경제 회복을 위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되기를 기대해왔다.
또 수단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발표는 미국 대선 11일 전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이스라엘과 관계를 개선하는 아랍국가를 추가하는 등 대외성과를 과시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 발표를 둘러싼 아랍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중동의 친미국가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건설하기 위한 미국, 수단, 이스라엘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과 대립하는 팔레스타인은 크게 반발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고위 간부 와셀 아부 유세프는 "수단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류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뒤통수를 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수단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에 대해 "팔레스타인인들과 수단인들을 모두 해치는 정치적 죄"라고 규탄했다.
nari@yna.co.kr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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