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D-9] 승패 '깜깜이' 우려…플로리다·애리조나가 풍향계

입력 2020-10-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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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D-9] 승패 '깜깜이' 우려…플로리다·애리조나가 풍향계
우편투표 급증으로 개표 지연…개표 속도 빠른 경합주에 시선집중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대선 당일 밤 당선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할 수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대선 투표 결과가 얼마나 빨리 나올 것인가라는 유권자들의 질문에 이러한 답변을 내놓았다.
NYT가 이렇게 예측한 이유는 우편 투표에 있다.
대선 당일 현장 투표가 끝나더라도 우편 투표 개표가 지연되면서 당분간 승패를 확정할 수 없는 '깜깜이'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올해 대선에선 우편 투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개표 집계는 더욱 지체될 것이라는 게 미국 정가의 분석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봤을 때 우편 투표는 대선 당일 현장 투표보다 개표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더 걸린다.
지역별 선거 관리기구는 유권자가 발송한 우편 봉투를 일일이 열어 기표가 완료된 투표용지를 꺼내야 하고, 유권자 서명과 봉투의 바코드까지 확인해야 한다.
올해 우편 투표 유권자는 2016년 대선 때의 3천300만명을 이미 뛰어넘을 정도로 급증한 상황이어서 각 주에서 개표 집계 지연 사태가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사전투표 현황 집계 사이트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기준 우편 투표 신청자는 8천550만명을 넘었고, 이 중 3천570만명이 투표를 마쳤다.
우편 투표 열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작용했지만, 민주당이 사전 투표를 독려하면서 지지층을 끌어모은 결과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민주당으로서는 미소지을 일이지만 우편 투표는 혼돈의 포스트 대선정국을 여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편 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에게 현장 투표를 독려해왔다.
따라서 대선 당일 밤 현장 투표 개표 초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지만, 우편 투표함을 열기 시작하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따라잡는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미국 정가는 이런 점 때문에 경합 주 6곳의 우편 투표 개표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경합 주 결과에 따라 당선자 윤곽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경합 주는 미시간(선거인단 16명), 위스콘신(10명), 펜실베이니아(20명) 등 북부 '러스트벨트' 3개 주와 노스캐롤라이나(15명), 플로리다(29명), 애리조나(11명) 등 남부 '선벨트' 3개 주 등 6곳이다.
이중 우편 투표 개표 결과가 빨리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2곳이 대선 승패를 짐작할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플로리다는 선거일 22일 전, 애리조나는 14일 전부터 우편 투표 개표에 필요한 절차를 시작한 터라 선거 이튿날 새벽까지는 개표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만약 바이든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 우위대로 이곳 2개 주에 승리의 깃발을 꽂는다면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커진다.
여기에다 바이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리드를 지키고 있는 러스트벨트 3개 주까지 차지하면 선거인단 과반을 쉽게 확보하리라는 예측이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텍사스주도 선거일 이전에 우편 투표 개봉을 준비하고 있어 이들 3개 주의 결과도 미국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에 거센 추격전을 펼치고 있어 현재로선 그 어떤 시나리오도 예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껏 공을 들인 플로리다와 애리조나를 가져간다면 당선자 확정까지는 피를 말리는 '엎치락뒤치락'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여론 조사상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선벨트 3개 주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고, 러스트벨트 3개 주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리드하고 있어서다.
또한 러스트벨트 3개 주는 대선 당일 현장 투표가 마무리된 뒤에야 우편 투표 개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고, 투표일 이후 도착한 우편 투표도 개표에 반영한다는 방침이어서 전체 개표는 더욱 지체될 전망이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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