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현지 시민들의 집회와 현장 음악회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현지 시민사회에 따르면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 회원 10여 명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베를린 미테구(區)의 거리에 설치된 소녀상 앞에서 구청 측의 철거명령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단체는 장년 여성들이 주축으로 수십 개의 지부를 갖춘 전국적인 조직으로 극우세력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베를린 시민과 교민들은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소녀상 앞에서 1인 시위도 벌여오고 있다.
교민 연주가들도 소녀상 앞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어 소녀상 지키기에 나섰다.
지난 21일에는 테너 목진학과 황성훈, 베이스 황인수, 키보드 문은선 등이 음악회를 열어 주민들에게 소녀상의 설립 취지를 알렸다.
22일에는 핸드팬 연주자 진성은과 가야금 연주자 박현정의 공연이, 23일에는 테너 이주혁과 훔볼트대 환경공학 박사과정인 정호승 등의 공연이 열렸다.
24일에는 정은비와 샬린 레비아의 공연이 이어졌다.
소녀상은 미테구청의 허가를 받아 지난달 말 설치됐으나 일본 정부의 반발 속에서 미테구청이 태도를 돌연 변경해 지난 7일 철거 명령을 내렸다.
이에 베를린의 현지 시민사회 및 교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자 미테구청은 철거를 유보했다.
현재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한국 관련 현지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는 미테구청과 소녀상 존속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협의에서는 소녀상의 비문 내용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외에도 전쟁 시 여성 피해 사례들을 적시해 보편적인 여성 인권을 위한 메시지를 강화하는 내용도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코리아협의회는 허가 당시 설치 시한이 1년인 소녀상이 영구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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