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총리 대변인도 코로나19 감염…헬스클럽·영화관 폐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며 바이러스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이탈리아가 봉쇄에 준하는 고강도 제한 조처를 추가로 내놨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새로운 제한 조처를 담은 코로나19 방역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식당·주점 등은 평일·휴일 관계없이 영업이 오후 6시까지로 제한된다. 또 헬스클럽과 수영장·영화관·극장·도박장·나이트클럽 등 다중 운집 시설은 폐쇄된다.
고등학교의 원격 수업 비중이 75%까지 확대되는 등 학교 방역도 강화됐다.
일각에서는 바이러스 확산세의 심각성을 고려해 1차 유행 때인 3∼5월과 같은 전국적인 봉쇄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정부는 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전국 봉쇄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행정명령은 26일부터 시행되며, 일단 내달 24일까지 효력이 유지된다.
콘테 총리는 이날 오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매우 어려운 날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정부의 제한 조처를 수용하고 잘 견뎌준다면 12월은 다시 숨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처는 이달 들어 정부 차원의 네번째 방역 대책이다.
당국은 지난 7일 전국적으로 옥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데 이어 14일에는 실내외 파티를 금지하고 식당·주점 영업을 자정까지로 제한하는 등의 조처를 도입했다.
또 18일에는 아마추어 스포츠 경기와 지역 단위 축제 중단 등을 골자로 한 세 번째 제한 조처를 발표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이탈리아의 금융 중심도시 밀라노를 포함한 북부 롬바르디아주와 수도 로마를 낀 라치오주, 나폴리를 주도로 하는 캄파니아주 등은 밤 11시 또는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 중이다.
26일부터는 피에몬테와 시칠리아도 야간 통금 정책에 동참한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대통령실과 총리실 대변인이 나란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정부 내 감염 확산 우려마저 고조되는 상황이다.
총리실 대변인은 지난 20일을 마지막으로 총리를 접촉하지 않았다고 했고,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염된 날로 의심되는 22∼23일부터 대통령과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내각에서는 프란체스코 보치아 지방정책장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치료 중이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