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신장(新疆) 웨이우얼(위구르)자치구의 카슈가르(카스) 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글로벌타임스와 톈산(天山)망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지난 24일 카스 슈푸(疏附)현에서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 1명이 나온 뒤 25일 무증상 감염자 137명이 추가로 보고됐다.
중국은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와도 발열·기침 등 증상이 없으면 확진자가 아닌 무증상 감염자로 별도로 분류한다.
24일 보고된 무증상 감염자는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17세 여성으로, 코로나19 정기검사 과정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 여성이 일하는 공장 직원 83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전원 음성이 나왔다. 이 여성의 가족 3명도 음성이 나왔지만, 부모가 일하는 공장의 직원 137명은 무증상 감염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올해 슈푸현 바깥으로 나간 적이 없으며 최근 16일 사이 코로나19 확진·의심 환자나 발열환자 등과 접촉한 적이 없다고 밝히는 등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인 상태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처럼 다수의 무증상 감염자가 나온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퍼져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쩡광(曾光)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과학자는 "소도시에서 무증상 감염자가 하루에 100명 넘게 나온 것은 심각해 보인다"라면서 "일부 무증상감염자는 이후 확진판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면역학자 왕잉은 "무증상감염도 전염력이 있고 아직 '0번 환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매우 높다"면서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감염원을 찾는 게 시급하다"고 봤다.
한 익명의 면역학자는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서 15일 정도 돌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 "잠재적인 감염자를 찾아내기 위해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을 지낸 양궁환(楊功煥)은 "아직 구체적인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이번 발병은 겨울이 오면서 기온이 떨어진 것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카스 당국은 무증상 감염자들이 나온 슈푸현 인구 24만여명에 대한 샘플 채취를 완료했고, 카스 전체 인구 474만명에 대한 검사를 27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25일 오후 2시(현지시간) 기준 283만여 명에 대한 샘플을 채취했으며, 결과가 나온 33만여명 가운데 양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스 당국은 또 응급대응 수준을 1급으로 올려 지방정부가 대형 집회나 수업 등 각종 활동 중단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고, 슈푸현 내 잔민(站敏)향 등 4개 지역을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했다.
일부 학교와 유치원은 30일까지 등교가 중단된 상태다.
24일 한때 카스 지구가 완전히 봉쇄됐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는데, 현재 경계수준 상향에 따른 영향이 있지만 공항·철도·도로 등 교통은 정상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北京)과 지린성 수란(舒蘭)시 등 중국 각지에서는 카스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했고, 수란시의 경우 최근 카스를 방문한 적이 있는 경우 2주간 격리하도록 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25일 하루 중국 전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명으로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경우였다.
앞서 신장에서는 지난 7월 성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해 도시가 봉쇄됐다.
이후 중국 전역에서는 2개월가량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다가 최근 칭다오(靑島)에서 10명 넘는 환자가 보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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