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셸 43년만에 첫 야당 후보 대통령 당선

입력 2020-10-26 18:43  

세이셸 43년만에 첫 야당 후보 대통령 당선
대선 6수끝 성공한 전 성공회 신부 람칼라완…"퇴임 포르 대통령과 국정협력"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동아프리카 인도양 섬나라 세이셸에서 1977년 이후 처음으로 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이셸 대통령실은 웹사이트 성명에서 대통령 당선인 와벨 람칼라완과 부통령 당선인 아흐메드 아피프의 취임식이 26일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직 성공회 신부인 람칼라완은 22∼24일 치러진 대선에서 54.9%를 득표해 43.5%에 그친 대니 포르 현 대통령을 물리치고 승리했다고 선관위가 발표했다.
람칼라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된 관광산업에 타격을 입은 국가 경제를 감안해 최저임금을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전임자인 포르 대통령을 국정 자문관으로 임명하겠다면서 지속적인 협력을 다짐했다.
람칼라완이 당선 소감에서 "포르와 난 좋은 친구다…이번 선거는 승자도 패자도 없이 우리나라가 궁극적인 승자"라고 말하는 동안 포르 대통령은 곁에 앉아 고개를 끄덕였다.

이는 아프리카 본토에서 많은 지도자가 임기제를 무너뜨리고 야당을 탄압한 것과 대조되는 이례적인 정권이양이다.
세이셸이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40여년 동안 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금까지 대통령은 모두 통합세이셸당에서 나왔다.
미국 국무부도 세이셸 민주주의의 발전을 축하하면서 양국 협력을 증진하겠다고 밝혔다.
59세인 람칼라완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도전 6수 만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2015년 선거에서 단 193표 차로 패했고 이번 대선 도전을 인생의 마지막 기회로 삼았다.
람칼라완의 세이셸민주동맹(LDS)도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전체의 3분의 2인 25석을 확보했다.

허니문 여행지로 유명한 세이셸 군도는 115개의 섬으로 이뤄졌으며 아름다운 자연과 희귀 야생동물을 자랑한다.
세이셸은 1977년 6월 좌경 쿠데타가 성공해 한때 '인도양의 쿠바'로 간주되기도 했다.
198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용병들이 휴가 중인 럭비선수로 가장해 친서방 정권 수립을 시도하는 등 몇 차례 쿠데타 기도가 이어졌다.
마다가스카르 북쪽 아프리카 동부 연안에 위치한 세이셸 군도에서 다당제가 도입된 때는 1992년이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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