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한 중국인 학자가 일제강점기 독립군 최대 전과로 꼽히는 청산리전투에 대해 "만주 항일투쟁사에서 길이 빛날 역사적인 사건으로, 조선인의 강렬한 반일 민족의식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사오위춘(邵宇春) 전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당사연구소 교수는 26일 선양(瀋陽) 한중교류문화원에서 열린 '봉오동·청산리 전투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봉오동·청산리전투의 항일정신 계승 필요성'을 주제로 한 발표 중 이같이 말했다.
사오 전 교수는 한족 학자로서는 드물게 한국 독립운동사를 연구했으며, 2004년에는 강원대 교환교수를 지냈다는게 주최 측 설명이다.
그는 청산리전투에 대해 "조선인 항일무장투쟁 세력이 동북 각 인민들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일본군과 수차례 크고 작은 격전을 치렀다"면서 "일제의 강권에 맞선 민족 해방과 조국 독립을 향한 불굴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봤다.
사오 교수는 청산리전투의 승리 요인으로 "독립군은 망국의 아픔을 안고 있었다. 또 각 지도자가 힘을 합쳐 신속하고 기개있게 전투를 지휘했다"면서 "(전투현장) 지형을 완전히 숙지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전투 중 한족과 만주족이 밥을 조달하고 부상병을 돌보는 등 민중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면서 "암암리에 동북지방 군정의 도움을 받아 군사정보를 전달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산리대첩이 알려지자 더 많은 조선 청년과 한족 청년이 항일 대오에 가담했다"면서 "청산리대첩은 조선 인민의 반일 투지를 응집시키고 동북 각 인민들을 단결시켰다"고 봤다.
사오 전 교수는 "청산리대첩 100주년을 맞아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을 기리며, 그들의 항일정신을 계승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그리고 대한민국과 우호단결을 위해 분투해야 할 것"이라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올해 신흥무관학교 폐교 100주년과 안중근 의사 서거 110주년, 광복군 창설 80주년을 기념해 '신흥무관학교 교가', '안중근 협사가', '광복군 아리랑' 등을 합창하는 공연도 있었다.
독립유공자 후손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독립운동가 40여명의 어록이 담긴 서화작품 전시회를 둘러보며 선열들의 독립 의지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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