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풍자만화 등에 반발…파키스탄 의회는 외교관 철수 촉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와 이에 대한 옹호 문제로 프랑스와 이슬람국가 간에 갈등이 빚어진 가운데 방글라데시에서 대규모 '반프랑스' 시위가 벌어졌다.
27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는 수만 명의 시위대가 행진하며 프랑스 제품 불매 등을 주장했다.
일부 시위대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인형을 불태우는 등 격렬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시위를 주도한 정당인 '방글라데시 이슬람 운동'(IAB) 소속 아타우르 라흐만은 "마크롱은 사탄을 숭배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위 주도자 네사르 우딘은 "프랑스는 무슬림의 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프랑스 대사관 인근까지 진출하며 시위 수위를 높였다. 경찰은 프랑스 대사관으로 통하는 주요 길목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대를 저지했다.
AFP통신은 경찰 추산을 인용해 시위대 규모가 4만명 이상이라고 보도했고, AP통신은 약 1만명으로 추산했다.
이날 시위는 최근 프랑스에서 공개된 무함마드 풍자만화와 마크롱 대통령의 관련 옹호 발언 등으로 촉발됐다.
앞서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가 2015년 1월 총기 테러로 12명의 직원을 잃은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달 초 관련 만화를 다시 게재했다.
이후 프랑스 역사 교사 사뮈엘 파티는 이 만화를 주제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 수업을 진행했다가 지난 5일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8세 청년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됐다.
이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도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고 옹호했다.
그는 "자신들의 법이 공화국의 법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상이 문제"라면서 이슬람교를 겨냥해 정교분리의 원칙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도 지난 25일 트위터를 통해 "마크롱은 테러리스트가 아닌 이슬람을 공격함으로써 이슬람 혐오를 조장하는 길을 택했다"면서 프랑스가 파키스탄 국민을 포함해 무슬림들에 대해 고의로 도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파키스탄 의회는 26일 프랑스에서 자국 외교관을 철수하라고 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외교부는 파키스탄주재 프랑스 대사를 불러 항의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슬람권에서는 무함마드의 형상화를 금지하고 있으며 무함마드를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행위에 대해선 중형이 선고된다.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모두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 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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