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연구원 "국가신용등급 더 내려갈 수 있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이 브라질의 공공부채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IMF는 브라질이 올해 주요 신흥국 가운데 재정 상황이 가장 나쁠 것으로 내다보면서 성장세 회복뿐 아니라 정부지출 증가 문제가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브라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과정에서 정부 지출이 급속도로 늘었으며, 이에 따른 공공부채 규모가 주요 신흥국 평균의 거의 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멕시코,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신흥국과 비교해 브라질의 재정이 상대적으로 더 악화하면서 국가신용등급 평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경제분석 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중남미 경제 담당 펠리피 카마르구 연구원은 "브라질은 정부 지출을 늘리는 재정 확대를 통해 위기에서 신속하게 벗어나려는 전략을 택했다"면서 "그러나 이 때문에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이 더 내려갈 위험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은 2008∼2014년 투자등급을 유지했다가 2015년 말∼2016년 초 재정 악화가 이어지면서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
IMF는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총액 비율이 올해 100%를 넘고 최소한 오는 2025년까지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IMF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정부 지출 증가로 재정이 악화하고 공공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지만, 브라질은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서도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지적했다.
IMF 추산으로 브라질의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지난해 89.5%에서 올해는 101.4%로 높아지고 이어 2021년 102.8%, 2022년 103.5%, 2023년 104/2%, 2025년 104.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브라질 정부는 코로나19 때문에 타격을 받은 비정규직 근로자와 실업자, 빈곤층 등에게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매월 600헤알을 지급했으며, 이를 위해 2천544억 헤알(약 50조 원)의 재원을 투입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11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했고 금액은 매월 300헤알로 줄였다. 4개월간 지원금 지급으로 1천억 헤알 정도의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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