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사 CEO "버지니아급 핵잠 매년 세척씩 도입 불가능"
2045년까지 해군함정 500척 보유 '2045 전력계획'에 찬물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해 오는 2045년까지 500척 이상의 유·무인함정을 보유, 운영하려고 한 미국의 야심 찬 계획에 붉은 신호가 들어왔다.
해군력 증강의 핵심 부분인 버지니아급 공격핵 잠수함(SSN) 건조 능력에 회의적인 반응이 조선사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미 해군연구소(USNI) 뉴스는 버지니아급 건조사인 제너럴 다이내믹스 일렉트릭 보트(GDEB)의 페브 노바코칙 최고 경영자의 말을 인용, 현 준비 상황으로서는 연간 세 척씩 버지니아급 SSN을 도입하겠다는 국방부의 계획 일정을 맞출 수 없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바코칙은 "잠수함 증산을 위한 공급망 능력 문제를 해군 측에 설명하면서 대책 마련에 주력해왔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증산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조선사 대표의 이런 입장은 2045년까지 500척 이상의 함정을 확보할 것이라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지난 6일 자 선언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바코칙은 그러나 "국가가 증산을 요구하면 목표 달성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해 국방부와의 정면충돌은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주력인 로스앤젤레스급 후속으로 건조한 수중톤수 7천800t 규모의 버지니아급 SSN은 길이와 폭이 각각 115m, 10m이고 수중 최대 속도는 시속 63㎞다.
450㎏의 고성능 폭약이 든 탄두를 단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MK-48 어뢰로 무장하고 있으며, 수직발사관(VLS)과 4개의 어뢰발사관을 갖췄다. 승조원 수는 134명이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2045 전력계획(Battle Force 2045)'에서 핵잠수함 증강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미 해군은 컬럼비아 급 전략핵 잠수함(SSBN)과 버지니아급 SSN 잠수함 도입 및 연료봉 교체 등을 확대해 오는 2045년까지 최대 80척의 핵잠수함 전력을 운영하기로 했다.
에스퍼 장관은 적어도 세 척의 컬럼비아 급 SSBN 건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은 연간 세 척씩 건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2045년 전력 계획에서 중국이 군사력 현대화를 이루는 오는 2035년까지 미 해군이 통상함정 보유 척수를 355대로 유지하고 이어 오는 2045년까지 유·무인 함정을 500척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핵잠수함 전력 증강 외에도 그는 항공모함 전력 확충도 강조했다. 모두 11척인 초대형 항모(슈퍼캐리어)의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 F-35B 스텔스기 같은 최신형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하는 6척의 경항모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경항모 모델로는 현재 운용 중인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이 좋은 사례로, 슈퍼 항모와 동행하거나 독자적으로 슈퍼 항모의 역할을 맡게 한다는 구상이다.
에스퍼 장관은 "고강도전 임무를 수행하고 전 세계에 걸쳐 존재감을 유지하려면 8∼11척의 핵 추진 항모와 이를 보조하는 6척의 경항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무인함 전력 증강과 관련해 에스퍼는 140∼240척의 무인함과 제한적인 유인함을 배치해 기뢰 제거(소해), 미사일 공격, 유인함 보급 임무, 정찰, 미끼 임무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를 통해 병력과 예산을 줄이면서도 함대의 공격과 방어 능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이미 무인 수상정인 시 헌터(Sea Hunter)가 이달 초 구축함 러셀함과의 동행 작전에서 효용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프리깃함 등 소형 함정 전력 개선도 돋보인다. 에스퍼는 대형 함들이 훨씬 복잡한 임무를 더 많이 수행할 수 있도록 신형 프리깃함 등 60∼70척 규모의 소형 함 건조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에스퍼는 또 전 세계에 걸쳐 골고루 해상임무를 수행하고 유사시 대규모 지상군 병력을 한꺼번에 수송하기 위해서는 70∼90척 규모의 전투 수송함 전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무인기를 대거 도입해 현재 항모 발진 유인기 위주의 해군 항공 전력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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