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에 프랑스 식민시절 대량학살 언급하며 "존중하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신유리 기자 = 마하티르 모하맛(95)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프랑스 역사교사 참수 사건과 관련해 프랑스 식민시절 대량학살을 언급하며 '옹호 트윗'을 내놨다.
특히 "무슬림은 프랑스인 수백만 명을 죽일 권리가 있다", "무슬림은 프랑스인을 처벌할 권리가 있다"고 적어 비난이 쇄도했다.
30일 로이터통신,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슬람 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마하티르 전 총리는 전날 저녁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다른 사람을 존중하라'는 제목으로 14개의 트윗을 연달아 올렸다.
마하티르는 "프랑스의 한 교사가 18세 체첸 출신 청년에게 목을 베였다. 살인자는 선생님이 선지자 무함마드의 만평을 보여줘 화가 났다. 그 교사는 표현의 자유를 보여주려는 의도였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살인은 무슬림인 내가 찬성할 행동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표현의 자유를 믿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마하티르는 이후 인종과 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서로 존중해야 한다며 여성들의 복장 변화, 종교를 대하는 태도 등에 관해 서구 사회와 무슬림의 차이를 서술했다.
그는 "마크롱(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이 문명화됐음을 보여주지 못한다"며 "그는 교사 살인과 관련해 이슬람과 무슬림을 원시적으로 비난한다"고 지적했다.
마하티르는 "종교에 상관없이 화가 난 사람은 살인을 저지른다. 프랑스인들은 역사의 흐름 속에 수백만 명의 사람을 죽였다. 그 중 많은 사람이 무슬림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무슬림은 과거의 대량학살과 관련해 분노하고 수백만 명의 프랑스인들을 죽일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죽일 권리'를 적은 마하티르의 이 트윗은 이후 삭제됐다. 트위터는 AFP 통신에 문제의 글을 삭제한 이유가 "폭력 미화와 관련된 정책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마하티르는 또 "화가 난 한 사람이 한 일에 대해 모든 무슬림과 그들의 종교를 비난했기에 무슬림은 프랑스인들을 처벌할 권리가 있다"며 "보이콧(불매운동)은 프랑스가 저지른 잘못의 보상이 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는 끝으로 "무슬림은 대부분 '눈에는 눈'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무슬림은 그러지 않는다. 프랑스는 그래서는 안 된다"며 "대신에 프랑스는 국민에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존중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훈계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의 트윗에 수 많은 네티즌이 비판성 댓글을 달았다.
이들은 "만평을 보고 열받았다고 참수를 하는 것이 원시적이다", "다른 무슬림도 이렇게 살인을 옹호하는 것이냐", "무슬림은 다른 사람이 그들의 종교를 믿지 않는다는 점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세드리크 오 프랑스 디지털 담당 장관은 "마하티르 전 장관의 계정을 즉각 차단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트위터는 살인 혐의 공범으로 소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마하티르 글의 요지는 상호존중"이라는 댓글을 달거나, 프랑스 식민시절 대량 학살 사진을 올린 네티즌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달 16일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수업시간에 소재로 사용한 중학교 역사교사 사뮈엘 파티가 이슬람 극단주의 청년에게 참수돼 숨졌고, 29일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튀니지인 용의자가 흉기를 휘둘러 세 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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