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청신호' 켜졌지만…4분기 수출에 코로나 영향이 변수

입력 2020-11-0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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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청신호' 켜졌지만…4분기 수출에 코로나 영향이 변수
수출·제조업, 3분기 '선방' 견인…"기저효과 고려해야" 지적도
'해외 코로나로 수출 타격, 국내 코로나로 소비 타격' 조심해야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차지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도 3분기 한국 경제 주요 지표가 개선 기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완전한 경기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4분기 국내외 코로나19 확산세와 이에 따른 수출, 소비 흐름이 한국경제 회복기로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 3분기 지표 예상외 선전…정부, 경기 회복 자신감
3분기 한국 경제는 전반기 역대 최장기간 장마, 후반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위기를 맞았으나 주요 지표는 예상외로 선전했다.
1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2.3% 증가했다. 광공업(5.4%)과 제조업(5.9%), 서비스업(0.3%) 생산이 모두 늘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도 1.7% 증가했고 설비투자 역시 7.4% 늘었다.
전년동월비로 봐도 전산업생산(3.4%), 광공업(8.0%), 제조업(8.3%) 등이 일제히 증가했고 소매판매액(4.4%), 설비투자(16.8%)도 늘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개월 연속으로 동반 상승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전 분기 대비 1.9%로, 1·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끊고 반등했다. 3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는 더 올라 2%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도 있다.
10월 소비자심리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나란히 두자릿수 상승했다.
정부는 이러한 주요 지표 개선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발표된 지표들에 대해 "모두 한 방향으로 경기 회복을 가리키고 있다"며 "4분기 전망을 비교적 밝게 하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 수출이 반등 이끌어…"기저효과 고려하면 '회복' 표현 신중해야"
3분기 주요 지표 반등을 이끈 것은 수출 개선세다.
9월 수출은 반도체(11.8%), 자동차(23.2%) 등의 성장세에 힘입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했다.
이에 자동차와 반도체 생산이 각각 13.3%와 4.8% 증가하면서 제조업 생산도 5.9% 늘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비 0.3%로 비교적 부진했으나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이를 보완해 전산업 생산이 증가했다.
3분기 GDP 성장률에서 제조업의 성장 기여도는 1.8%포인트로, 전체 성장률 1.9%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2∼2.5단계 상향에도 소비가 첫 확산 때만큼은 타격을 받지 않은 것도 3분기 지표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첫 확산으로 경험한 '학습효과'와 추석 연휴 소비 증가 등이 소비 급락을 막았다는 분석이다.
3분기 경기가 선전하면서 4분기에 코로나19 재확산 '최악 상황'이 오지 않을 경우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도 -1%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그러나 주요 지표 개선에 기저효과가 작용했기에 경기가 '완전한 회복궤도'에 진입했다고 보기엔 조심스럽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조덕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3분기 지표 개선에는 기저효과 영향이 있다"며 "지난해에는 추석이 9월 중순이었고 올해는 10월 초였는데, 추석 직전 경제 활동이 많이 이뤄지는 현상이 있다는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전월 대비, 전년동월대비 모두 기저효과가 작용한 측면이 있어 '회복'이나 '개선'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조심스럽다"며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지만 더 악화하지 않았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4분기 불확실성 여전…해외 코로나의 수출 영향이 변수
3분기 지표의 성과로 경기 회복 가능성에 '파란 불'이 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특히 해외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수출 타격 여부가 가장 큰 변수다. 미국 대선 상황 등도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분기 코로나19 첫 확산 당시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제조업 생산도 전월비로 4월(-7.0%)과 5월(-7.0%)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수출 개선이 주요 지표 반등을 견인한 상황인데, 4분기에 다시 수출이 부진해진다면 경기 회복 기대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다만 수출이 타격을 받더라도 2분기 첫 확산 때만큼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 연구위원은 "2분기에는 경제활동이 아예 중단되면서 세계 교역량 자체가 줄었는데 재확산에도 교역이 지속된다면 그 정도의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한국의 수출 주요 상품이 코로나19와 무관하거나 오히려 더 이득을 보는 가전제품, 반도체 등이어서 수출 타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출뿐만 아니라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내수 침체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겨울 독감과 함께 코로나19가 번질 경우 '통제 불능'의 상황에 놓일 수 있기에 철저한 방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한 소비 쿠폰 등의 정책을 펴고 있는데 혹시라도 코로나19 재확산이 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charg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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