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초 기준 27개국·228건 부과…미국이 제일 많아
업종별로는 철강금속이 최다…화학이 두번째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다자 공조체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무역장벽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는 총 27개국 228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국가 수는 2개국 줄었으나 규제 건수는 27건 늘었다.
유형별로는 반덤핑이 169건으로 가장 많았고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49건, 상계관세 10건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인도 35건, 중국 17건, 터키 16건, 캐나다 13건, 인도네시아 12건, 태국 9건 등이 뒤를 이었다.
품목은 철강·금속 109건, 화학 47건, 플라스틱·고무 26건, 섬유 14건, 전기·전자 7건 등이었다
국가별 수입규제 현황을 1년 전과 비교하면 미국(8건↑)이 가장 많이 늘었고 인도(7건↑), 태국(3건↑), 중국(1건↑)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품목별로는 철강·금속(13건↑)과 플라스틱·고무(1건↑), 섬유(1건↑)는 늘었으나 화학(10건↓)과 전기·전자(1건↓)는 줄었다.
올해 1월부터 10월 초까지 한국산 제품에 대해 신규 개시된 수입규제는 총 37건이었다. 작년 1∼9월 기록(29건)보다 8건 많다.
올해 신규 수입규제 내용을 보면, 미국이 무계목강관과 감열지에 대한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 총 3건을 새로 시작했다.
인도는 차아황산소다와 건식실리카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들어갔으며 필리핀은 고밀도·저밀도 폴리에틸렌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를 개시했다.
이외에 남아프리카공화국(철강)과 호주(구리관), 말레이시아(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가 각 1건의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태국은 알루미늄 포일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에 착수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최근 국제 사회에서는 다자 공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대기업 경영자들은 최근 열린 '미일 재계인 회의'에서 안보를 명분으로 남발되는 수출 규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에 앞서 중국을 포함한 12개국 통상 장관들은 지난 7월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시기에 무역 장벽을 쌓지 말고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 안보 등의 이유로 각국의 무역장벽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승인 없이 EU가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통상집행법' 개정안에 합의해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중국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이나 개인을 제재할 수 있는 근거 법안인 '수출통제법'을 최근 통과시켰다. 12월 1일 발효되는 이 법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 등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미국의 경우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국내 경제단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통상공약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누가 당선되든지 간에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과 비관세장벽 등 수입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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