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과반 의석으로 단독정부 구성할 듯…야권 "부정 선거 인정못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캅카스 지역의 옛 소련 국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에서 지난달 31일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조지아의 꿈'이 승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현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AFP 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중앙선관위는 97% 개표 결과 갑부 기업인 비드지나 이바니슈빌리가 이끄는 친서방 성향 정당 '조지아의 꿈'이 48% 이상을 득표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했다.
역시 친서방주의자인 미하일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이 이끄는 정당 '통합민족운동'이 주도하는 야권 정당연합 '연합야권'은 27%를 득표해 2위를 차지했다.
여당 조지아의 꿈은 지역구 투표에서도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조지아의 꿈은 150개 의석 가운데 과반인 75개 이상 의석을 차지해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 법률상 40% 이상을 득표한 정당은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대통령제에서 내각책임제로 이행하는 조지아는 120명의 의원은 비례대표제로, 30명의 의원은 지역구제로 선출하는 혼합형 선거제도를 채택했다.
지난 2012년과 2016년 총선에서도 승리한 조지아의 꿈 지도자 이바니슈빌리는 선거 뒤 "우리 당이 연달아 세 차례나 선거에서 승리했다"면서 총선 승리를 기정사실로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망명해 있는 야권 지도자 사카슈빌리는 "조지아의 꿈이 선거 결과를 대규모로 조작했다"면서 지지자들을 모아 저항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총선 투표에는 모두 48개 정당과 2개 정당 연합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의석 확보에 필요한 하한선인 1% 득표율을 넘긴 정당은 7개, 정당 연합은 2개로 파악됐다.
지난 2012년부터 인구 370만 명의 조지아를 통치해 오고 있는 집권당 조지아의 꿈은 최근 들어 지속되는 경제난과 비민주적 국정운영 등으로 국민의 지지를 잃어왔다.
당을 이끄는 이바니슈빌리가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하고 자신의 개인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도 높았다.
그의 정적인 사카슈빌리는 "국부의 40%를 소유한 올리가르히(재벌)가 나라를 자신의 영지처럼 통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잠정 개표 결과가 알려진 이날 오후 수도 트빌리시의 의회 건물 주변에는 일부 야권 지지자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야당인 '조지아를 위한 렐로(시도)' 지도자 사바 부아제는 "우리는 이번 선거를 유효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곳에 모였다. 사람들은 아주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조지아 노동당 당수 샬바 나텔라슈빌리도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재선거를 요구했다.
야권은 정부가 재선거를 공표할 때까지 매일 트빌리시에서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파견한 선거 참관단은 이날 조지아 총선이 자유로운 경쟁 속에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참관단도 일부 위반 사례가 있었으나 기본적인 자유와 경쟁의 원칙이 지켜졌다고 밝혔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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