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가 그리스의 반발을 무시하고 동지중해 천연자원 탐사 기간을 연장했다.
터키 해군은 2일(현지시간) 자국의 지질조사선 오루츠 레이스의 동지중해 자원탐사 기간을 14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애초 오루츠 레이스는 오는 4일까지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 해역에서 천연가스 탐사 활동을 할 예정이었다.
2010년 미국의 지질조사 결과 터키 해안에서 지척인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에는 17억 배럴의 석유와 122조 큐빅피트(cf)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는 지난 8월부터 오루츠 레이스를 투입해 동지중해에서 천연자원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오루츠 레이스의 작업해역은 키프로스 섬과 그리스 영토인 로도스·카파토스·카스텔로리조 섬 인근으로 그리스·키프로스가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겹친다.
1923년 터키 독립전쟁의 결과로 체결된 로잔 조약에서 양측이 이스탄불을 포함한 동트라키아 지역은 터키의 영토로 하고, 터키와 그리스 사이 바다인 에게해(海)의 섬은 그리스 영토로 하는 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터키가 오루츠 레이스를 호위한다는 명분으로 해군 함정까지 동원하자 그리스·키프로스는 천연가스 시추권을 받은 프랑스·이탈리아와 함께 합동 훈련을 하며 터키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터키도 실사격 훈련으로 맞대응하면서 동지중해에서 긴장이 고조했다.
이후 양측은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에 나서기로 합의했으나 실질적인 진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터키의 천연가스 탐사 기간 연장을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즉시 해당 수역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그리스 외무부는 트위터를 통해 "니코스 덴디아스 외무장관이 동맹국에 현재 상황에 대해 알릴 것"이라며 "터키의 이런 행위는 이 지역의 긴장만 고조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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