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FARC 조직원들, 잇단 피살사건에 분노해 거리 시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2016년 콜롬비아 평화협정 이후 무기를 내려놓은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옛 조직원들이 반군 출신들을 상대로 한 잇단 피살 사건에 분노해 거리로 나왔다.
2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최대 반군이었던 FARC의 옛 조직원 2천여 명은 전날 수도 보고타의 거리를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
남부 메세타 등 콜롬비아 곳곳에서 집결한 이들은 콜롬비아 국기와 흰 깃발을 흔들며 이반 두케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콜롬비아 전역에서 옛 반군을 겨냥한 살인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좌익 반군과 정부군, 우익 민병대 등이 반세기 동안 치열한 내전을 벌였던 콜롬비아에선 지난 2016년 역사적인 평화협정이 체결됐다.
정부와 최대 반군인 FARC가 서명한 당시 협정에 따라 1만3천 명의 FARC 조직원들이 무기를 내려놓았다. FARC는 동명의 정당으로 변신해 일부 옛 조직원들이 의회에 진출했다.
그러나 평화협정 이후에도 콜롬비아에 완전한 평화는 찾아오지 않았다.
협정 체결 이후 4년간 피살된 옛 FARC 조직원은 236명에 달한다고 FARC 정당은 밝혔다.
FARC당 소속 카를로스 안토니오 로사다 상원의원은 "우린 국가의 약속을 믿고 무장을 해제했는데 236명의 동지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국가가 자신들의 목숨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평화협정과 무장해제를 거부했던 일부 FARC 잔당이나 다른 마약 조직 등이 이같은 살해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보고 있다. 두케 대통령은 전임 정권에서 체결된 평화협정이 반군에게 지나치게 관대하다며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FARC 당수 파스토르 알라페는 옛 조직원 피살에 국가의 책임도 있다며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에 담긴 불관용"이 이러한 살인을 부추겼다고 비난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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