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과학창업판은 실제 증거금 받지 않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홍콩·상하이 증시 동시상장이 전격 연기된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이 홍콩 투자자들에게 청약증거금을 환불한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앤트그룹이 이날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앤트그룹이 이날과 오는 6일 두 차례에 걸쳐 공모주 청약을 신청한 개인 투자자들의 청약증거금을 환불한다고 보도했다.
홍콩에서 앤트그룹의 공모주 청약을 신청한 개인 투자자는 155만명으로, 이들이 청약 증거금으로 납입해 동결된 자금은 1조3천100억홍콩달러(약 191조원)다.
홍콩 개인 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 규모는 배정 물량의 390배에 달한다.
앤트그룹은 이날 공모주 배당에 실패한 이들에게 즉각 환불하고, 6일에는 배당에 성공한 이들에게 환불할 예정이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 과학창업판(스타마켓) 일반 청약에는 개인 투자자 515만5천600명이 참여해 2천769억주를 사겠다고 청약 신청을 했다.
청약 신청액은 19조500억위안(약 3천23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에 달한다.
다만 일정 수준 이상의 재력을 갖춘 이들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과학창업판은 청약 신청 단계에서 증거금을 실제로 받지는 않는다.
앤트그룹 주식은 오는 5일부터 홍콩 증권거래소와 상하이 과학창업판에 동시에 상장돼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앤트그룹은 이를 통해 세계 최대 기업공개 규모인 약 340억달러(약 38조4천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상장을 48시간도 안 남긴 지난 3일 밤 홍콩증권거래소와 상하이증권거래소는 공고문을 통해 앤트그룹의 상장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앤트그룹의 모기업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이 지난달 24일 공개 석상에서 중국 금융 당국의 보수적 정책 기조를 정면 비판한 여파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앤트그룹 상장 연기 결정은 증권거래 부문이 관리 감독 책임을 이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 연기는 관련 법률에 근거한 것이며 자본시장의 안정을 수호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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