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트남에 '환율관세' 첫 예비판정…표적국 늘리나

입력 2020-11-05 09:18  

미국, 베트남에 '환율관세' 첫 예비판정…표적국 늘리나
상무부, 수입 타이어에 6.23∼10.08% 상계관세 예비판정
"미국 우선주의 무역에 중요한 첫걸음" 자평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이 베트남산 자동차 타이어에 환율 상계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베트남이 자국통화 가치를 고의로 낮춰 수출품에 사실상 보조금을 줬다고 보고 관세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해당 관세를 적용한 첫 사례로, 향후 다른 주요 교역국에도 같은 조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4일(현지시간) 예비판정에서 베트남산 타이어가 6.23∼10.08%의 상계 가능한 보조금을 받고 있다며 같은 규모의 관세율을 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상무부는 해당 수입품이 받는 보조금에는 베트남의 저평가된 환율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베트남이 환율을 낮춰 수출품에 보조금을 줬다는 의미다.
지난해 미국의 베트남산 자동차 타이어 수입 규모는 약 4억6천960만 달러(약 5천350억원)에 달했다.
상무부의 최종 판정은 내년 3월 16일에 있을 예정이다. 이때 상무부가 관세 부과를 결정하면 약 한 달 후인 4월 30일께 미 국제무역위위원회(ITC)가 이에 관해 최종 판결을 내린다.
앞서 상무부는 자국통화 가치를 고의로 낮추는 국가의 상품은 수출 보조금을 받았다고 보고 상계관세를 물리는 법규를 마련했다.
지난 8월 재무부가 베트남이 지난해 달러 대비 자국 통화 가치를 4.7%가량 의도적으로 절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상무부에 통보하자, 이번에 해당 관세를 최초로 적용한 것이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교역국과의 무역 격차를 줄이겠다고 공언하며 관세를 주요 수단으로 삼아 왔다.
이번 조처는 향후 다른 교역국의 전 상품도 표적으로 삼을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국가들은 긴장감이 높아지게 됐다.
이날 결정에 대해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미국 우선주의' 무역 의제와 관련해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근로자와 기업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외부 주체에 철저히 맞서고 있으며 해당 사안에 지속해서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상무부는 현재 베트남, 한국, 대만, 태국산 자동차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세 조사도 진행 중이며 예비판정은 12월 29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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