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미시간·애리조나 바이든 품으로…네바다 이기면 매직넘버 '270'
바이든, 4년前 트럼프 싹쓸이 네브래스카州서 선거인단 1명 확보
네브래스카·메인주는 승자가 모든 선거인단 가져가는 '승자독식'서 예외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의 길이 가까워지고 있다. 초중반 열세였던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서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하면서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 고지를 눈앞에 둔 것이다.
바이든은 3일(현지시간) 밤 개표가 시작된 뒤 이튿날 새벽까지도 경합주인 '선벨트'는 물론 '러스트벨트'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려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우편투표함이 개봉된 4일 아침부터 무서운 기세로 따라붙더니 각각 1.2%포인트, 0.6%포인트 차로 신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주법에 따라 현장투표에 이어 우편투표를 개표했고, 여기엔 바이든 지지층이 많았다.
이 두 주를 이기면서 바이든은 26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갔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 유력 언론에 따르면 4일 오후 7시 현재 바이든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253명이다. 트럼프는 214명을 확보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 바이든은 17명, 트럼프는 57명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선거인단 향배를 확정 못 지은 주는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조지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 알래스카(3명) 6곳이다.
AFP통신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폭스뉴스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애리조나에서 바이든이 승리한 것으로 보고 그가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 집계대로면 바이든은 6명만 더 확보하면 차기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
남아있는 주 가운데 바이든이 6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가져올 수 있는 지역은 네바다가 가장 유력하다. 마침 딱 6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어 270명을 채울 수 있다.
네바다는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준 곳이다. 지금도 86% 개표 속에 바이든이 0.6%포인트 앞서 있다.
만일 이렇게 바이든이 '딱 270'을 찍으면서 당선될 경우 숨어 있는 '신의 한 수'는 누구도 관심을 안 뒀던 네브래스카주다. 지난 대선에선 트럼프가 이 지역 선거인단 5명을 싹 쓸어 갔지만 이번엔 바이든이 1명을 확보했다.
이 1명이 없으면 '269대 269' 동률이라는 복잡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이 경우 새로 구성되는 하원이 주별 한 표를 행사해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현재 하원 선거 진행상 바이든에게 유리하리라 장담할 수 없다.
미국 대선은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으면 해당주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구조이지만, 네브래스카주와 메인주(4명)는 예외다.
두 주 모두 전체 득표가 많은 후보가 2명씩의 선거인단을 가져가고, 나머지는 선거구별로 나뉜다. 트럼프가 네브래스카에서 17.5%포인트 차이로 크게 이기면서 4명을 가져갔지만, 바이든이 2지구에서 선전해 1명을 확보한 것이다.
메인에서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민주후보 3명, 공화후보 1명씩 나눠 가졌다.
AP통신은 "바이든이 오마하가 포함된 제2선거구에서 이겼고, 이는 4년 전 트럼프의 승리를 뒤집는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물론 네바다주가 최종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고, 트럼프 측이 우편투표를 문제 삼으며 소송절차에 들어가 어떤 결론이 나올지 예단할 수 없지만, 네브래스카주에서의 1명이 바이든의 '효자'가 될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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