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트럼프 애용 '샤피펜' 루머, 대선 소송으로 번져

입력 2020-11-06 05:46   수정 2020-11-06 18:08

[미 대선] 트럼프 애용 '샤피펜' 루머, 대선 소송으로 번져
트럼프 지지자들 "샤피펜 기표 용지 무효처리" 주장하며 제소
선거관리 당국 "샤피펜 기표 용지, 개표 집계에 포함" 반박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용하는 특정 브랜드의 펜으로 기표한 투표용지가 무효 처리되고 있다는 루머가 확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선거관리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5일(현지시간) AP통신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애리조나 주민 로리 아길레라와 10명의 유권자가 마리코파 카운티 선거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샤피펜'이라는 브랜드의 유성 사인펜을 사용해 투표용지에 기표했는데, 잉크 번짐 현상으로 인해 자신의 표가 무효 처리됐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재투표할 기회를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샤피펜은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문서에 서명할 때 자주 사용하는 펜이다. 트럼프 대통령 사인은 서체가 굵은 것이 특징인데, 일반 볼펜 촉보다 2∼3배 굵은데다 탄성이 있는 샤피펜을 사용해서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샤피펜을 사용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펜을 선물했고, 같은 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도 샤피펜을 사용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애용한 펜이다 보니 미국 소셜미디어에는 샤피펜으로 기표한 투표용지는 모두 무효 처리되고 있다는 이른바 '사피게이트' 루머가 확산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앞서는 경합주 애리조나를 비롯해 바이든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미시간주에서 "샤피펜으로 기표하면 계수기가 인식하지 못한다", "트럼프 지지표를 무효화하기 위해 선거관리 직원들이 사피펜을 나눠주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에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 선거관리 당국은 "샤피펜으로 기표해도 문제가 없으며 표에 합산된다"며 잉크가 번진 투표 용지도 계수기가 정확하게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미시간주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샤피펜은 기표 도구로 허용되는 펜이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애리조나 민주당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거짓 정보에 근거한 소송으로 개표 과정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며 해당 소송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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