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가사도우미 모함하려 "물품 훔쳤다" 거짓 진술 혐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싱가포르 사회에 거센 논란을 가져왔던 '백만장자 회장님 갑질 사건'과 관련, 회장의 아들이 피해자인 인도네시아 가사도우미를 모함한 혐의로 처벌 위기에 처했다.
6일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우문롱 전 창이공항 그룹 회장의 아들인 칼 리우(43)가 경찰에 허위 진술을 하고,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됐다.
칼에 대한 첫 재판은 내달 열릴 예정이다.
경찰에 허위 진술한 혐의가 인정되면 6개월 이하 징역과 5천 싱가포르 달러(약 415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위증죄의 경우, 7년 이하 징역과 벌금형이 가능하다.
인도네시아 여성 파르티 리야니(46)는 2007년부터 리우 회장의 집에서 월급 600싱가포르달러(약 51만원)를 받으며 가사도우미로 일했다.
파르티는 2016년 분가한 리우 회장의 아들 칼로부터 집과 사무실을 수 차례 청소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규정에 어긋난다며 반발했다.
몇 개월 뒤 리우 회장 일가는 물건을 훔쳤다면서 그를 해고했다.
그 뒤 파르티는 회장 집에서 3만4천 싱가포르달러(약 2천900만원)어치 물건 115개를 훔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옷과 고급 핸드백, DVD 플레이어와 고급시계 등이다.
재판에서 그녀는 버려진 걸 주운 것이거나, 해고 당시 짐 가방에 싸지 않은 물건들이라고 주장했지만 2019년 지방법원은 징역 2년 2개월을 선고했다.
이 과정에서 칼은 파르티의 절도 혐의와 관련해 거짓 진술을 하고 위증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파르티는 4년간의 법정 투쟁 끝에 9월 초 대법원 격인 항소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고, 이 직후 리우 회장 일가에게는 약자를 상대로 '갑질'을 저질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리우 회장은 창이공항 그룹 회장직을 비롯해 맡고 있던 여러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편 K. 샨무감 내무 및 법무장관은 파르티가 경찰에 체포된 뒤 남성 의류 10~15점을 몰래 가져갔다고 시인했다가 이후 진술이 바뀌었다면서, 검찰이 칼의 주장을 받아들여 파르티를 기소할 근거는 있었다고 의회에서 설명했다.
인력부도 파르티의 전 고용주였던 리우 회장 일가에 대해 조처를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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