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대변인 "사직설은 흔한 일…오늘도 국방부서 업무"
흑인 시위 군 동원·남부연합 부대 명칭 변경 놓고 갈등
(서울=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온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사직서 제출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NBC 방송은 5일(현지시간) 복수의 국방부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갈등을 빚은 에스퍼 장관이 사직서를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 직무 인수인계 기간에 장관이 사직서를 준비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사직서 수리 여부는 대통령이 결정하며 그 과정은 선거 결과가 확정된 뒤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에스퍼 장관은 선거가 끝난 뒤 교체가 예상되는 장관이기 때문에 사직서를 준비했다고 국방부 관리들은 설명했다.
이들은 또 에스퍼 장관이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 장군들의 이름을 딴 군 기지 명칭을 변경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지난 6월 남부연합 사령관 로버트 리 장군의 이름을 딴 기지 등 10개 기지의 명칭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시설 명칭 변경을 검토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에스퍼 장관의 사직설에 대해 조너선 호프만 국방부 대변인은 "사직 가능성을 짐작하는 일은 흔한 일"이라며 "(에스퍼 장관은) 대통령의 뜻에 따라 계속 국방장관을 수행할 것이고, 오늘도 국방부에서 국방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호프만 대변인은 또 "국방 관련 법안에 대한 행정부의 우려와 견해를 제공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 6월 백인 경찰의 무릎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목을 짓눌려 사망한 사건으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하자 군을 동원해서라도 시위를 진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7월에는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온 남부 연합기의 미군 시설 내 게양을 금지하고 부대 명칭 변경을 추진해 남부연합 역사를 옹호한 트럼프 대통령과 또다시 충돌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을 경질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교체 시기를 대선 이후로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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