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단정적 표현 대신 신중한 보도…"승리할 것으로 예상"
코로나19 대처·언행에 불만…부통령 후보 해리스에 주목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언론들은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신속하게 보도했다.
다만 일부 매체는 아직 개표가 최종적으로 마감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시인하지 않은 상황 등을 감안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AP통신은 이날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미국의 46대 대통령이 된다"면서 바이든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호칭하며 당선을 기정사실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치하 격동의 4년을 끝내며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차지했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바이든이 이날 미국의 46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유권자들이 분열적이고 남을 괴롭히는 대통령을 거부하면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겼다"란 제목으로 선거 결과를 전했다.
CNN 방송은 "바이든이 자신이 태어난 주에서 승리해 270표 이상의 선거인단 표를 확보함에 따라 미국의 46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조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차지했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BBC는 바이든이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며 백악관을 차지하는 데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 득표 문턱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의 승리 예상이, 개표를 이미 마감한 주(州)들의 비공식적 결과와 위스콘신 등 여전히 개표가 진행 중인 주들에서 예측되는 결과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르몽드는 "조 바이든이 미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됐다"며 "4일간의 견딜 수 없는 긴장 끝에 이 민주당원이 미국의 46대 대통령에 공식적으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부실한 대처와 분열을 조장하는 그의 언행, 정부의 혼란상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이라고 풀이했다.
또 바이든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첫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 될 것이란 점을 들어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정치적인 정상 상태, 혹독한 보건·경제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국가적 통합의 정신을 복원하겠다고 약속하며 바이든이 당선됐다"며 "바이든의 승리는 분열적인 행동과 혼란스러운 행정부에 지친 수백만 유권자들의 트럼프에 대한 거부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승리가 "여성과 유색인종, 노인과 젊은 유권자, 불만을 품은 한 줌의 공화당 지지자의 예상 밖의 동맹에 의해 달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후보가 첫 여성 부통령이 되면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진단했다.
또 WP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거부로 바이든이 이 나라의 4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처와 대통령으로서 분열적이고 남을 괴롭힌 그의 행동을 거부한 여성과 소수자 유권자들 군단이 원동력이 됐다"고 짚었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 탄생을 앞둔데 대해서는 자메이카와 인도 이민자의 딸로서 이 나라의 첫 번째 여성, 첫 번째 흑인, 첫 번째 아시아계 부통령이 된다는 점을 부각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선거 결과로 트럼프는 1990년대 이후 첫 단임 대통령이 됐다"며 "이번 선거는 1900년 이후 투표자 수가 가장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바이든은 지금까지 미국 대선 후보로는 역대 가장 많은 7천300만여표를, 트럼프도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7천만표에 가까운 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밖에 르몽드는 '조 바이든, 생존자의 승리'란 제목 아래 "그는 물러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 고함을 질러댔던 모든 것을 상징하며, 그의 나라를 자신과 화해시켜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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