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외할아버지 고향 마을, 축제 분위기
(뉴델리·자카르타=연합뉴스) 김영현 성혜미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선언하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트위터에 축하 인사를 올렸고, 현지 언론이 앞다퉈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모디 총리는 트위터에 "조 바이든의 멋진 승리를 축하한다! 부통령 시절 인도-미국 관계 강화를 위한 당신의 기여는 매우 중요하고 소중했다"며 "나는 인도와 미국의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시 한번 긴밀하게 협력하길 고대한다"고 적었다.
모디 총리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는 "당신의 성공은 새로운 길을 열었다(pathbreaking)"며 "당신의 치티(chittis·타밀어로 이모나 고모)뿐만 아니라 모든 인도계 미국인들의 자부심"이라고 축하했다.
그는 이어 "나는 인도와 미국의 유대가 당신의 지지, 리더십과 함께 더 굳건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치티'는 해리스 당선인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할 때 자신의 가족을 언급하며 사용한 단어다.
인도 매체들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 소식을 전하면서 특히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에 대해 주목했다.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당선인이 '성공한 인도계 미국 이민자'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해리스 당선인도 과거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어머니와 외할아버지 등 외가 혈통을 꼽기도 했다.
힌두스탄타임스는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인도 출신 카멀라 해리스가 미국의 첫 선출직 여성 부통령이 됐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카멀라 해리스: 영감을 주는 많은 첫 번째의 기록들"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올렸다.
해리스 당선인의 외할아버지가 살았던 인도 타밀나두주 툴라센드라푸람(Thulasendrapuram) 마을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350명이 사는 이 마을 의원 수드하카르는 "해리스는 우리 마을의 딸"이라며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그녀가 미국 부통령으로 선서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마을 힌두 사찰에는 해리스의 이름이 조각돼 있다.
마을 사람들은 미국 대선 투표일에 해리스가 당선되도록 사찰에서 함께 기도했고, 이날도 사찰에서 춤과 노래, 폭죽놀이를 하며 승리를 축하했다.
인도 언론들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브로맨스'(bromance·남자들 사이의 유대와 우정)가 남달랐던 양국 관계가 바이든 정부 출범 후에도 긴밀하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바이든 당선인도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그간 양국 관계가 견고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해왔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상원의원 시절이던 2006년 인터뷰에서 "2020년에는 미국과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는 게 내 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세계는 더욱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 달리 환경, 인권 등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은 인도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바이든 당선인은 평소 인도가 카슈미르 지역 주민의 인권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지난해 8월 인도령 카슈미르의 특별 지위를 박탈하고 계엄령에 가까운 통제 조치를 도입해 국제 인권 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한편,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과 해리스의 역사적 선거(결과를) 축하한다. 이 거대한 변화는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의 반영"이라며 "인도네시아와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경제, 민주주의, 다자주의에 있어서 협력을 강화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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