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복속 화합 강조…"분열 아닌 통합, 민주당 아닌 미국 대통령될 것"
"거친 수사 뒤로하고 귀 기울일 시간"…코로나19 강력 대처 의지
"미국의 영혼 회복해야…다시 세계의 존경받게 하겠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대선에서 이긴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의 야외무대에서 한 승리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이 자신의 생각을 선거를 통해 표현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분명한 승리, 확실한 승리, 우리 국민을 위한 승리를 이끌어냈다"고 승리를 선언했다.
이 연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패자가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메시지를 내온 전통을 124년만에 깨고 소송 입장을 밝히며 불복하는 와중에 이뤄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의 분열을 극복하고 지지층간 앙금을 씻어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한 듯 연설의 상당 부분을 화합과 단합을 역설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미국에서 악마처럼 만들려고 하는 음울한 시대는 지금 여기에서 끝내기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모든 이들이 오늘밤 실망하는 것을 이해한다"며 "나 자신도 두 번 진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998년과 2008년 대선에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을 뚫지 못하고 낙마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제 서로에게 또다른 기회를 주자. 거친 수사를 뒤로 하고 열기를 낮추고 서로를 다시 바라보며 귀를 기울일 시간"이라며 "우리가 진전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적으로 취급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그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미국인"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경은 수확할 시간, 씨를 뿌릴 시간, 치유할 시간이 있다고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알려준다"며 "지금은 치유를 할 시간"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민주당원이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통치하겠다며 "붉은 주(州)와 푸른 주를 보지 않고 오직 미국만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붉은색과 푸른색은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징색이다.
그러면서 정당을 가로지르는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뒤 이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언론의 승리 확정 보도가 나온 후 성명과 트윗에서도 "분노를 뒤로하고 하나가 될 때", "나를 뽑았든지 그렇지 않든지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밝히는 등 연이어 통합의 메시지를 던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 대처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오는 9일 코로나19에 대처할 과학자와 전문가 그룹을 임명하겠다며 코로나19와 싸우지 않고는 경제를 회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 시대의 위대한 전투에서 과학의 힘과 희망의 힘을 결집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를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전투, 번영을 건설하는 전투, 가족의 건강을 담보하는 전투라고 표현했다.
또 인종적 정의 달성, 구조적인 인종차별주의 제거, 기후변화의 통제, 품위의 회복, 민주주의 수호, 공정한 기회의 제공을 위한 전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이 다시 세계로부터 존경받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영혼을 회복해야 한다"고 한 뒤 "오늘 밤 전 세계가 미국을 주시하고 있다"며 "나는 미국이 전세계의 등불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힘의 본보기일뿐만 아니라 본보기의 힘으로써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